이 기사는 2015년 11월 18일 11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우려가 짙어지고 있는 요즘 대림산업이 분양하는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가 지리적 단점을 딛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6800여 가구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16일 계약 첫 날 약 6000여명의 청약자들이 몰리며 일찌감치 미분양 우려를 털어냈다.미니 신도시급 규모의 아파트 단일 분양으로 관심을 모은 한숲시티는 사실 대림산업의 오랜 골칫거리였다. 주택경기 침체로 준공 예정일이 연거푸 연기되면서 초기 투자자인 군인공제회가 2013년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후 대림산업이 이 사업을 온전히 떠안았다.
대림산업은 군인공제회가 시행사 동우개발에 제공했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전액을 2013년 11월까지 순차적으로 갚아줬다. 현재까지 대림산업이 동우개발에 투입한 자금만 4188억 원에 달한다. 더불어 동우개발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책임준공 및 책임분양확약을 맺어 신용을 보강했다.
시행사 자금 지원을 마친 대림산업은 차일피일 미뤄지던 분양 일정을 확정지으며 사업을 본궤도에 올렸다. 이후 분양 전략 수립에 고심하던 대림산업이 집중한 부분은 6800가구의 대단지를 빠른 시일 안에 털어내는 것이었다. 대림산업은 6800가구 일괄 분양과 착한 분양가로 승부수를 띄웠다.
대림산업의 한숲시티 6800가구 일괄 분양은 업계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단지의 경우 초기 분양 흐름 등을 살핀 후 2차, 3차에 걸쳐 분할 공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대림산업은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전세 상품으로 전환해 분양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대규모 일괄 분양을 고수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분양가를 3.3㎡당 799만 원에 책정했다. 단지가 위치한 용인시 평균 시세 약 1100만 원의 73% 수준으로 용인시 인근 아파트들의 전세값 수준에 새 아파트를 공급한다.
대림산업이 이처럼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이유는 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만가구 남짓 분양한 대림산업의 8월 말 기준 미분양률은 약 20% 수준이다. 미분양이 불거진 단지 총 4718가구 중 939가구가 미분양이다. 이는 상위 10대 건설사 중 공급 가구수(미분양 단지)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숲시티는 공사비만 9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대거 미분양이 발생한다면 자칫 엄청난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 대림산업은 분양가 인하와 대단지 일괄 분양이라는 이례적 전략으로 눈앞의 큰 이득보다는 미래의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주력했다.
올해가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현재도 여기저기서 대규모 아파트 분양 소식이 들려온다. 그러나 다달이 미분양률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착한 분양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다수 건설사들은 큰 장이 선 올해 최대한 많은 분양 물량을 밀어내며 매번 분양가를 인상하기에만 바쁘다.
건설업 전반에 미분양 우려가 커지고 있는 요즘 대림산업이 한숲시티 분양에서 보여준 결단이 시장의 대규모 부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좋은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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