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사고뭉치 파생결합증권 3년만에 효자됐네 2012년 대규모 손실 후유증 불구 발행량 전년보다 6배 증가
김일권 기자공개 2015-12-21 09:57:37
이 기사는 2015년 12월 17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헤지운용 손실로 인해 한때 파생결합증권 사업을 접다시피 했던 키움증권이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아직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올들어 발행한 파생결합증권 규모가 지난해보다 6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반기부터 은행 리테일 채널을 통한 판매를 확대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공사모 합쳐 3000억 원 달해..2012년에 대규모 손실 입기도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연초부터 지난 15일까지 키움증권의 파생결합증권(공모 기준) 발행량은 95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발행량 274억 원의 3.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사모 발행까지 합치면 약 3000억 원으로 지난해(약 500억 원)보다 6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키움증권 파생결합증권 실적이 이처럼 성장한 데는 은행권을 통한 판매량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 키움증권은 올 하반기부터 은행 신탁(ELT)에 ELB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에 500억 원 이상의 ELT 전용 ELB를 제공했다. 올 한해 공모 발행량의 절반 이상이다. 사모 발행에서도 은행에서 판매되는 ELF에 제공하는 물량이 늘면서 전체적인 규모를 키웠다.
키움증권은 지난 6월 신용등급이 AA-로 상향 조정되면서 은행권 신탁에 대한 파생결합증권 공급이 가능해졌다. 대부분의 국내 은행들은 ELT 전용 ELS 공급 증권사를 선정할 때 신용등급 AA- 이상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키움증권은 레버리지비율이 지난 9월 말 기준 200%대로 증권업계 최저 수준이어서 내년부터 시작되는 당국 규제 이슈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은행 입장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앞서 키움증권은 지난 2010년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장외파생금융상품 투자매매업 인가를 받고 파생결합증권 사업을 시작했다. 그해 426억 원에 그쳤던 발행량은 2011~2012년 2년 동안 매해 15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비교적 안정적으로 성장해 가는 듯 했다.
하지만 2012년 말 키움증권에 위기가 찾아왔다.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헤지운용으로 수익를 내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키움증권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쿠폰 수익률도 타사 대비 높게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헤지운용을 통해 얻어야 하는 목표수익률도 높을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운용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었고, 이는 결국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다.
당시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헤지운용 실패로 입은 손실이 2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해 회사 전체 영업이익(470억 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듬해인 2013년 파생결합증권 사업을 총괄했던 임원을 비롯해 관련 인력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사실상 관련부서가 공중분해됐다. 사고 여파로 키움증권은 자체 헤지 대신 다른 증권사에서 상품을 받아서 파는 백투백 헤지만 해왔다.
◇ 내년에도 성장세 이어갈 것..DLS·DLB 발행 준비 중
이후 파생결합증권 발행에 무관심해 보이던 키움증권이 본격적으로 재기에 나선 것은 올 하반기부터다. 은행권 판매 확대에 나선 것을 비롯해 지난 8월에는 변동성에 투자하는 독특한 수익구조의 상품 '바이볼ELB'로 금융투자협회로부터 배타적사용권을 얻기도 했다.
키움증권의 파생결합증권 발행 규모는 내년에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LB로 제한했던 ELT 전용 발행물량을 ELS로까지 확대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ELS를 담는 ELT는 한번 발행될 때 규모가 많게는 수백억 원에 달해 ELB(20억~30억 원)와 비교해 월등히 크다.
또 내년부터 DLS, DLB 발행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성장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그동안 ELS, ELB만 발행할 수 있도록 했던 장외파생 인가 조건을 올 하반기에 취소했다. 이에 따라 현재 DLS, DLB도 발행이 가능한 상태지만 아직 한번도 발행을 한 적은 없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전략적으로 파생결합증권 부문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발행 규모가 커지면서 헤지운용 규모도 덩달아 커지기 때문에 이부분에 대한 준비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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