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弗 선박 신조 지원 프로그램 실시 해운사 부채비율 400% 달성 시 선박펀드 지원...산업별 구조조정 추진 계획 공개
윤동희 기자공개 2015-12-31 08:39:23
이 기사는 2015년 12월 30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동성 부족 문제에 봉착한 해운사에 대한 정부의 지원방안이 나왔다. 민관합동으로 선박펀드를 조성해 선박 신조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사주가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전제가 됐다. 한진해운은 8000억 원, 현대상선은 60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유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금융위원회는 30일 제24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한 '산업별 구조조정 추진현황과 향후계획' 안건을 공개했다. 대상 업종은 조선과 해운, 석유화학, 철강, 건설 등 다섯 곳이다.
눈에 띄는 추진 안은 해운업 관련 구조조정 추진 방안이다. 정부는 선박 신조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BBC(Bare Boat Charter) 방식으로 선박 신조를 지원하는데 운임계약 종료 시 잔존가치에 대한 위험부담을 해운사가 지지 않고 투자자가 지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조성 규모는 12억 달러(한화 환산 약 1.3조 원) 정도다. 향후 수요를 감안해 규모는 확대할 수 있다. 선박 한 척 건조에 들어가는 비용은 1300억 원 수준으로 1척을 발주할 경우 각각 SPC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SPC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일반금융기관과 정책금융기관, 해운선사로 일반금융기관이 50%, 정책금융기관과 해운사가 50%를 맡는다. 이중 선순위 투자자는 일반금융기관으로만 구성된다. 나머지는 후순위 투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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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펀드에 참여하는 정책금융기관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 산은캐피탈 등이다. 전체 조성규모의 40%를 책임진다. 통상 BBC방식의 선박 신조 프로그램에 해운사는 참여하지 않지만 정책금융기관의 역량을 총 동원하는 만큼 해운사도 투자자(10%)로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반영됐다. 투자금 회수에 있어 최하위에 있기 때문에 해운사가 지분(Equity)투자에 참여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선순위 대출에 대해서는 무역보험공사가, 후순위 대출에 대해서는 해양보증보험이 50% 정도의 보증을 맡는다.
다만 이 프로그램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이 자구노력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400% 이하로 내려야 한다. 국내 주요 해운사의 부채비율은 700% 대다. 400%라는 부채비율은 정부가 업계 전문가와 논의를 거쳐 설정한 비율이다. 사업 지속가능성과 공모채상환 규모, 선박펀드 참여 여력 등을 감안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선사와 구별되는 해운사의 특징은 주인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 정도의 지원을 위해서는 계열주의 최소한의 성의표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해운업에 대해 전폭적으로 자금지원을 해왔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등은 시장안정 P-CBO를 통해 시장차입금을 차환하고 운영자금 기한을 연장해줬다. P-CBO 지원 규모는 총 1.9조 원으로 현대상선이 1조 432억 원, 한진해운이 9387억 원이다. 전체 P-CBO 지원규모의 65% 수준이다. 운영자금 지원 규모는 현대상선이 5192억 원, 한진해운이 2857억 원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400%의 부채비율을 달성하기 위해 신규로 유치해야 하는 자금은 각각 8000억 원, 6000억 원 가량이다. 부채를 감축하거나 계열그룹의 자금을 끌어오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주주배정이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위는 내달부터 선박 신조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관을 중심으로 TF를 구성, 펀드의 세부구조를 짤 예정이다. 해당 기업이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최소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위는 해운업 외에 조선, 철강, 석유화학, 건설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방향도 밝혔다. 조선업종은 우선적으로 진행 중인 경영정상화 방안을 충실히 이행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해양, 대형 상선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3사 체제로 확정하고 일반상선과 특수선에 현대미포조선과 삼호 중공업, 삼성중공업과 협력하는 형태로 성동조선이 들어간다.
석유화학 업종에서는 합섬원료 품목과 관련된 기업의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합섬원료 중 테레프탈산(TPA)는 사업여건이 악화돼 생산설비를 약 30%(약 150만 톤)를 감축해야만 수익성 회복 등이 가능하다고 인식했다. 지난 7월 업계 자율적으로 마련 중인 생산설비 조정방안을 조만간 확정해 TPA분야의 구조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철강 분야는 합금철 품목이 구조조정 대상이다. 생산능력을 약 40%(약 40만 톤) 정도 감축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까지 11만 톤의 설비폐쇄를 완료했으며, 지난 9월 이후 추가적인 설비감축 방안을 망간합금철 업계 자율적으로 마련 중이다.
건설분야는 장기간 구조조정이 진행된 업종이라 새로운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선제적 위험대비로 상시적인 구조조정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30일 발표된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 C, D등급에 선정된 건설사는 14개다. 지난 10월 확정된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 C, D등급을 맞은 8개 건설사는 워크아웃이나 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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