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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의 '혁신', CES에서 빛났다 LG 'OLED·전장부품·프리미엄 가전' 호평… 수상실적·전문가 평가 삼성에 '판정승'

정호창 기자공개 2016-01-15 08:50:0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4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가전업계 전통의 맞수인 삼성그룹과 LG그룹이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6'에서 올해도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두 그룹 모두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글로벌 가전업계 전문가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지만 올 CES에선 삼성보다 LG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의 원인을 두 그룹을 이끌고 있는 오너의 성향과 경영 스타일에서 찾고 있다.

CES를 참관한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와 증권가 애널리스트 대부분은 LG그룹을 올해 행사에 참여한 국내 기업 중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업체로 꼽고 있다. OLED 패널과 자동차용 전장부품, 프리미엄 가전 부문 등에서 집중 조명을 받으며 시장의 호평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해 큰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다.

CES에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가장 사로잡는 전통의 관심 분야인 TV부문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같은 기술방식의 제품을 내놓아 올해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서로 다른 길을 갈 계획임을 밝혔다. LG전자는 스스로 빛을 내는 소자로 구성된 OLED TV를 통해 시장 판도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삼성전자는 LCD 기술의 최종 발전형인 퀀텀닷 TV 2세대 제품으로 맞섰다.

이처럼 두 회사의 출시제품과 전략에는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지만 중국과 일본 업체들의 부스에선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해 CES에선 LG전자를 제외하곤 OLED TV를 메인으로 내놓은 제조사를 찾기 어려웠으나 올해는 LG전자 외에 파나소닉, 스카이워스, 창홍, 콩가 등 다수의 업체가 OLED TV를 메인 제품으로 선보였다.

이는 차세대 프리미엄 TV 시장의 헤게모니가 OLED TV로 이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때문에 TV부문에 대한 전문가들과 관람객, 언론의 관심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집중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퀀텀닷 TV 판매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역시 올해부터 대형 OLED 패널 투자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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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OLED TV(좌), 삼성전자 퀀텀닷 TV(우)

차량용 전장부품 부문에서도 LG그룹의 존재감은 빛났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인 폭스바겐은 차세대 전기차 '버드-e'를 공개하고 차량 내부에서 집안의 가전제품을 조작할 수 있는 '커넥티드 홈' 기능을 선보였는데 이는 LG전자와의 협업으로 완성됐다. LG전자는 이외에 VC사업부의 주력 제품과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 등을 선보여 자동차 업체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밖에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LG이노텍의 모터와 센서, 차량용 카메라 모듈 등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LG전자는 또 이번 CES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 론칭을 발표하고 관련 제품을 첫 공개해 호평을 받았다. 디자인과 성능을 크게 강화한 최고급 통합 브랜드 출시를 통해 가전부문에서 제2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각 계열사들의 이 같은 활약을 통해 LG그룹이 이번 CES에서 거둔 성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수상 실적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LG그룹은 LG전자의 '시그니처 올레드 TV'가 CES 공식 어워드 파트너인 '엔가젯(Engadget)'으로부터 TV 부문 '최고 제품상'을 받는 등 총 50여 개의 어워드를 수상했다. LG전자가 지난해 CES에서 총 10개의 혁신상을 받았던 점에 비춰보면 불과 1년 새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CES 전통의 강호이자 LG전자 최대의 경쟁자인 삼성전자 역시 38개의 'CES 혁신상'을 수상하며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뽐냈다. 하지만 지난해 36개의 수상 실적을 올렸던 점을 감안하면 올 수상 실적이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고 성과 측면에서 LG전자에 밀렸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는 평가가 전자업계의 중론이다.

크기변환_1. 구본무 회장 ★
구본무 LG그룹 회장
올 CES를 참관한 한 애널리스트는 "LG그룹이 여러 부스에서 다양한 제품들을 내놓으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반면 삼성그룹은 예년에 비해 신제품과 혁신 기술 발표가 줄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주력 제품인 TV 부스에서 지난해와 큰 차별성을 주지 못해 비중이 축소된 듯한 인상을 줬고 관람객들의 관심을 끈 분야는 가상현실(VR) 제품 정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차이는 두 그룹의 이끌고 있는 총수의 경영 스타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의 '성과 수확이 더디더라도 근본적 변화와 혁신에 주력해야 한다'는 경영방침에 따라 OLED와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에 오랜 시간 들인 노력이 서서히 결실을 맺어가는 모습이며,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의 철저한 '실용주의' 노선에 따르다 보니 신제품 개발과 시장 개척에서 전보다 다소 보수적인 전략을 취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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