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조준호의 반전 계속 된다 [2016 승부수]근본적 변화 첫 작품 ‘V10' 호조…‘절망'에서 ‘희망'으로
이경주 기자공개 2016-01-11 08:21:33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8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LG전자 2~3분기 실적발표회 분위기는 무거웠다. MC사업본부가 전략폰 G4를 내놨지만 영업이익은 2억 원을 내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어 같은 해 3분기에는 700억 원대 적자를 내기에 이르렀다. 위로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리고 아래로는 화웨이 같은 중국업체들에게 추격을 허용한 결과다. 그러자 한 애널리스트는 뼈아픈 질문을 던졌다. "LG전자의 근원적인 경쟁력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지켜나갈 수 있는 비즈니스인지도 의문이 든다"이는 LG전자의 기업가치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이 됐다. 세탁기를 만드는 H&A사업본부가 경기침체에도 수천억 원의 이익을 내고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VC사업본부는 대형수주를 따내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MC사업본부의 회생이 선결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 조준호 사장 ‘근본적 변화' 주문…첫 작품 'V10' 판매호조
하지만 최근 들어 일말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출시된 V10이 판매호조를 보이면서다. 최근 LG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시장에 V10을 내놓은 이후 45일 만에 45만대 판매에 돌파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V10 효과로 지난해 4분기 MC사업본부가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유력하게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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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외의 결과였다. 당초 LG전자는 이 정도 판매량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범용제품이었던 G4와 달리 V10은 젊은 층을 타깃으로 만들어 고객층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하반기 전략폰을 한발 앞서 미국에 출시해 경쟁이 과열된 상태에서 거둔 결과물이었다. 대단한 성공이라고 평가할 순 없지만 업계는 LG전자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것에 더 의의를 두고 있다.
특히 V10의 반전엔 후속작을 기대케 하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V10은 재작년 말 취임한 조준호(사진) 사장이 고심 끝에 만들어낸 첫 작품이자 ‘도전'의 산물이다. 조 사장은 취임 후 반년 동안 사업현황을 분석하면서 단순히 판매량에 집착해서는 삼성 애플 순으로 고착화된 시장의 판을 깰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근본적 변화'를 전략으로 제시했다. 조 사장은 V10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순수하게 소비자 입장에서 만들어 낼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실적에 집착하지 말라고 당부까지 했다. 그 결과 V10은 경쟁제품보다 10만 원 가량 저렴하면서도 ‘듀얼카메라'와 ‘세컨드스크린'과 같은 차별화된 기능을 장착해 탄생했다. 업계는 조 사장이 올해 상반기 출시될 G5와 하반기 소개될 V10 후속작에서도 V10 이상의 혁신을 도모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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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0의 반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V10은 이례적으로 프리미엄폰의 불모지인 신흥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중순부터 판매를 시작한 카자흐스탄이 대표적이다. 현지 통신사들은 V10의 미국 판매 호조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해외에서 팔기 위해서는 현지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통신사와의 협상이 선결돼야 한다"며 "V10의 상품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해외 통신사들은 물건을 팔 자신이 없으면 제품을 자국에 들여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현재까지 하루에 1만대 꼴로 안정적으로 판매되며 계속해서 순항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감안하면 미국 판매량은 이달 말까지 10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가 MC사업본부의 회생을 판가름 지을 중요한 변곡점이 되는 시기인 만큼 보안을 철저히 유지하며 차기작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조 사장은 올해 신년사도 하지 않았으며 따로 직원들에게 이메일 등으로 내부 목표에 대해서도 당부하지 않았다. G5 출시가 임박한 만큼 보안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대신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 사장은 현재 세계 최대 가전제품 박람회인 'CES 2016'에 참석해 해외 주요 통신사 경영진들과 만나 협력관계를 다지고 있으며 내달 중순 열리는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축제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도 참석해 거래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일각에서 조 사장이 MWC에서 G5를 공개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V10 판매호조로 LG전자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지난해 보다 많이 개선되고 있다"며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포화로 최근 중저가폰들을 중심으로 치킨게임이 시작되는 치열한 국면에 있기 때문에 후속작 G5는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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