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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빅3, '엇갈린' 부동산 전략 롯데, 재무개선·투자재원 확보 차원 매각…신세계·현대, '직접 소유' 선호

장지현 기자공개 2016-01-20 07:58:14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8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빅 3 백화점 업체들이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도심·교외형 아울렛, 복합몰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각 사의 엇갈린 '부동산 전략'이 눈길을 끈다. '땅부자'로 불렸던 롯데백화점은 '장기임대'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는 반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부동산매입'에 힘을 싣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3대 백화점이 임차하고 있는 점포 면적은 273만598㎡로 조사됐다. 축구장 면적의 382개에 해당하는 크기다.

롯데백화점이 211만2945㎡, 신세계 44만5687㎡, 현대백화점이 17만1966㎡ 순이었다.

롯데백화점은 3사 가운데 점포수가 52개(영플라자·아울렛 포함)로 압도적이다. 때문에 임차면적도 상대적으로 많다. 다만 롯데는 지금까지 '부동산 매입'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온 기업이다. 실제 신격호 총괄회장은 그 동안 땅을 직접 사서 개발하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지난 1967년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사옥 부지, 1981년 잠실 롯데월드 부지, 1987년 제2롯데월드 부지는 신 총괄회장이 직접 부동산 매입과 개발을 주도한 곳이다.

부동산투자로 성장해온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 체제로 넘어가면서 세일앤리스백(S&LB)을 통해 적극적으로 부동산을 유동화 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재무 건전성을 최대한 유지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세일앤리스백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 중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활용도가 낮은 부동산을 팔거나 매각한 뒤 임차해 쓰는 방식을 말한다.

롯데쇼핑은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부채비율이 100%를 넘는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롯데쇼핑의 부채비율은 133.5%로 현대백화점 53.1%, 신세계 98.8%보다 높았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2010년 분당점을 시작으로, 2014년 일산점, 대구점, 포항점, 동래점 등 총 5곳을 매각한 후 재임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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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신세계는 임차했던 점포도 매입해 '소유'로 바꿔나가고 있다. 최근 신세계는 인천광역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도시공사로부터 인천 송도신도시내 위치한 토지 5만9730㎡, 연면적 2만5404㎡ 건물을 직접 사들였다. 매입비용은 2310억 원이다.

지난 2012년 10월 신세계는 강남점이 입주해있는 센트럴시티 지분 60.02%를 1조원에 사들이면서 최대 주주가 됐다. 공시상 센트럴시티와 의정부점은 '임차'로 표기 돼있지만 각각 계열사인 센트럴시티와 신세계의정부역사로부터 빌린 곳이라 사실상 '소유'다.

신세계 역시 지난 2~3년 사이 부채비율이 125%로 오르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압박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임차가 아니라 비용이 더 들어가는 '소유'에 힘을 싣는 것은 인천점의 악몽때문이다.

신세계는 지난 1997년부터 인천시로부터 인천터미널부지 내 건물을 빌려 백화점으로 운영해왔다. 이후 2012년 1450억 원을 들여 인천터미널 부지에 1만7490㎡ 규모의 매장을 추가로 지었다. 기존 백화점 건물 임차 기간은 2017년, 신축 건물의 부지 임차 계약기간은 2031년까지다. 신세계는 자연스럽게 2031년까지 인천점 운영권을 보장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롯데쇼핑이 지난 2012년 이 일대 부지와 건물을 인천시로부터 9000억 원에 사들이면서 신세계는 인천점 영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신세계는 부동산을 매입하는 대신 삼성생명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재무개선을 이뤄냈다. 지난해 5월 신세계는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주식 300만주를 매각해 3276억 원을 확보했다. 신세계는 현재 삼성생명 주식 438만1000주(지분율 2.2%)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부동산 매입'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디큐브시티점(임차)과 위탁경영을 하고 있는 아울렛 가산점을 제외한 모든 점포를 '자가 점포' 형태로 갖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3사 가운데 압도적으로 재무상태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부채비율을 기준으로 현대백화점은 최근 3년 동안 50%대에 머물고 있다.

최근 오픈한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모두 직접 매입해 개발했다. 안정적인 현금을 바탕으로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부동산 불패 신화'는 옛말이 됐고 각 유통업체들도 투자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유통업체들이 과거와 같이 '부동산 소유'만을 고집하지 않는 것 같다"며 "하지만 매장 구성 변화나 리뉴얼 등을 장기적인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직접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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