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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신세계, 희미해진 범삼성가 공조체제 삼성페이·임직원몰 두고 신경전…지분관계도 약해져

장지현 기자공개 2016-01-22 08:55:0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0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촌지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비즈니스 영역에서만큼은 철저히 손익을 따져 상호 협력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가족관계로 얽혀 있지만 사업은 별개의 영역이라는 의미다. 최근 두 그룹은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격돌한 데 이어 삼성그룹 임직원 쇼핑몰 사업자 선정, 간편 결제 시스템 관련 협상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중순부터 삼성페이를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에브리데이리테일 등 신세계 유통 계열사에서 사용하는 것을 두고 협상을 벌여왔다.

양측은 반년이 다 되도록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양측이 최근에도 만나 협상을 했다"며 "하지만 SSG페이도 있고 이마트와 신세계를 찾는 고객들에게 삼성페이가 어떤 도움이 될지, 어떤 장단점이 있을지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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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 부회장 역시 지난 6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계열사에서의 삼성페이 협상에 대한 질문에 "알아보겠다"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삼성페이는 현재 에잇세컨즈, 신라면세점, 에버랜드 등 삼성그룹 내 유통 계열사뿐만 아니라 올리브영, 뚜레쥬르, 빕스, 투썸플레이스, 계절밥상 등 CJ그룹 계열사, AK플라자, 홈플러스, CU, GS25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신세계는 자사의 모바일 통합결제시스템 'SSG페이'의 안착을 고려해 아직까지 어떤 계열사에서도 삼성페이를 사용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삼성페이 협상에서는 삼성그룹이 신세계그룹에 부탁을 하는 모양새지만 지난해 삼성 임직원 쇼핑몰 사업권을 두고는 정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해 9월 삼성그룹은 신세계그룹과 맺었던 임직원 쇼핑몰 운영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삼성임직원만 이용할 수 있는 이 쇼핑몰은 신세계가 위탁받아 5년 동안 운영해 왔다. 연간 매출이 1000억 원을 넘는 규모였지만 삼성그룹은 신세계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후임사업자로 G마켓을 선정했다.

지난해 7월 진행된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전에서도 양측은 격돌했다. 당시 호텔신라는 범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산업개발과 손을 잡았다. 신세계는 독자적으로 입찰전에 뛰어들었다.

삼성그룹과 신세계그룹 간 얽혀있던 지분 관계도 약해지고 있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지난해 5월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삼성생명 지분 600만주를 매각했다. 매각 주식수는 신세계와 이마트가 각각 300만주(1.5%)로 총 매각대금은 6552억 원이었다. 지분 매각으로 신세계의 삼성생명 지분율은 3.7%에서 2.2%로, 이마트의 지분율은 7.4%에서 5.9%로 하락했다.

삼성그룹에서 분리될 당시 CJ그룹은 식품사업, 신세계그룹은 유통사업으로 특화해 상대방 영역을 침범하지 않겠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 하지만 3세 경영이 본격화 되면서 그룹 간 무한 경쟁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각 그룹 관계자는 "사촌지간이기 때문에 서로 반드시 협력해야 한다는 기조는 특별히 없으며 비즈니스는 경영전문가들이 하는 것이지 식구끼리 하는 것이 아니다"며 "경제 상황이 급변하면서 각 관계 그룹을 특정 사업군으로 묶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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