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PE 대주주 첫 공모채 흥행 주목 수요예측, 1조 육박…자체 신용만으로 발행, 유사 사례 이어질까
민경문 기자공개 2016-01-28 15:59:22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7일 13: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온시스템(AA)이 사모투자펀드(PEF)가 대주주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상 계열 지원가능성 없이 독자등급만으로 투자자 모집에 성공한 만큼 의미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수요예측에서는 1조원 가까운 기관 자금이 몰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여타 PEF 대주주 기업들이 자금 조달 전략을 구상하는 데 좋은 참고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자동차 부품회사인 한온시스템은 21일 2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옛 한라공조 시절이던 2007년 1300억 원어치의 회사채 발행 이후 8년 만이다. 3년물과 5년물 각각 1000억 원씩을 발행하는 구조였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발행일은 오는 28일이다.
수요예측 결과 금리 밴드(AA급 민평금리 대비 최대 10bp가산) 내에 들어온 기관수요는 9200억 원에 달했다. 3년물 1000억 원 모집에는 7000억 원, 5년물 1000억 원 모집에 2200억 원이 몰렸다. 한온시스템은 회사채 발행금액을 3년물(1600억 원)과 5년물(1400억 원)을 합해 총 3000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흥행에 성공하긴 했지만 사실 수요예측을 앞두고 우려 또한 적지 않았다. PEF가 한온시스템 경영권을 갖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지난해 6월 한온시스템의 최대주주는 기존 비스테온(전략적 투자자)에서 한앤컴퍼니(재무적 투자자, 50.5%)와 한국타이어(19.5%)로 변경됐다. 이는 향후 대주주의 엑시트(자금회수)로 언제든지 경영권이 또 다시 바뀔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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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PEF가 대주주인 기업의 회사채 발행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여타 AA급 기업 상당수는 대기업 계열사로서 외부 지원 가능성을 등에 업고 회사채를 찍었다. 투자자로서는 혹시 문제가 생기더라도 모회사가 지원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신용등급 역시 이 같은 지원 가능성이 반영됐다.
한온시스템이 이번 회사채 발행을 위해 받은 신용등급(AA)은 독자신용등급과 다름 없었다. 실질적 최대주주가 PEF다보니 외부지원 가능성이 반영되기 어려웠다. 하지만 한온시스템은 1조 원에 가까운 기관 수요를 모으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만큼 기관투자가들이 한온시스템의 희소성과 재무건전성 그리고 수익성 자체를 높이 평가했다는 얘기다.
한온시스템의 작년 3분기 말 총차입금은 2조 원에 달하지만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278억 원에 그치고 있다. 중국시장 위축 등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 수요 둔화로 실적 증가세가 주춤하긴 2015년 역시 3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새해 들어 AA급 회사채들이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모았다는 점도 이번 수요예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한온시스템이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PEF가 대주주인 기업들의 향후 조달 전략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은행 차입 외에도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다양한 조달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홈플러스, 코웨이 등 PEF가 대주주인 우량기업들이 회사채 이슈어 대열에 합류할 경우 채권시장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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