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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시황불안에도 현금 최소화..한방에 훅 간다 빠른 자금 회전율 맹신…자금시장 경색 시 유동성 위험↑

이길용 기자공개 2016-02-03 10:31: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2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유 현금을 최소화하는 재무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이마트가 신용관리에 헛점을 드러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마트는 신세계와 분할한 후, 지속된 투자부담으로 차입금이 매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자금 시장이 경색될 경우 단기적으로 유동성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럴 경우 현금 과부족을 기업어음이나 전자단기사채로 대응했던 이마트의 전략 구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투자 지속, 차입금 증가세...현금은 최소화 전략

이마트가 2011년 신세계와 분할한 후 차입금이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1년 2조 9788억 원이었던 이마트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말 4조 1756억 원으로 1조 원이상 급증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와 이마트로 분할한 후에도 공동으로 자금을 출자해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문제는 보유 자산이 많고 영업이익 규모가 큰 이마트의 부담이 더 많다는 점이다. 그룹내 '교외형 복합 쇼핑몰' 사업을 도맡고 있는 신세계프라퍼티의 경우 지난 2년 간 이마트와 신세계의 투자 금액이 각각 5220억 원과 580억 원으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향후 투자부담도 상당하다. 이마트는 2016년 8781억 원, 2017년 8750억 원의 투자를 예고했다. 신세계조선호텔, 신세계프라퍼티 등 종속회사의 투자금까지 포함할 경우 2016년 1조 2576억 원, 2017년 1조 2481억 원으로 급증한다. 신용평가사들도 이마트의 투자부담이 지속되면서 차입금 감축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잇따른 투자로 차입은 증가하고 있지만 이마트는 현금성 자산 최소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마트는 분할 이후 2014년까지 연결기준 1000억 원 미만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했고 지난해 3분기 말에는 1726억 원으로 보유 현금을 늘렸다. 경쟁사로 꼽히는 롯데쇼핑은 40조 원이 넘는 자산에 1조 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가 현금 최소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은 현금 회전이 빠른 유통업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결제가 마무리되면 짧은 시간 내 현금으로 유입되는 유통업체들은 현금 지출 시점을 조정하는 방법으로 보유 현금을 조절하기 쉽다. 이로 인해 시장에 큰 충격이 있지 않는 한 현금을 최소화하더라도 사업 전개에 무리가 없다.

이마트 현금성자산 및 차입금 추이
* 연결기준

◇ 현금 과부족 기업어음으로 대응...자금시장 경색시 유동성 위험 증가

단기적인 현금 과부족을 기업어음이나 전자단기사채를 찍어 대응해 왔다. 이마트는 2013년 발행했던 3년 만기 CP를 제외하면 매년 1500억~2000억 원의 CP 잔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만기가 일주일 이내인 CP를 자주 발행해 현금 과부족에 쉽게 대응해 왔다. 조달 금리는 은행 차입보다 저렴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런 현금 최소화 전략은 자금시장이 경색될 경우 심각한 신용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지금까지는 상황이 괜찮았다. 초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이마트는 분할 이후 지난해까지 우량한 신용도로 원하는 자금을 손쉽게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 크레딧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신용 위험을 측정한다. 그리고 그 위험은 거시경제 측면에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1월 이후 중국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변동성과 리스크가 커졌다. 자금시장이 경색될 경우 이마트와 같은 현금 최소화 전략은 유동성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최근 이마트의 재무와 신용 상태도 역시 서서히 저하되고 있다. 투자 부담으로 대외신인도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금 시장 경색으로 CP 조달마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이마트의 재무 전략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는 그 동안 우량한 신용도로 자금을 쉽게 조달하면서 보유 현금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금융시장의 흔들림이 국내 자금 시장에 전이될 경우 이마트가 가장 먼저 휘청거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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