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3월 02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이 작년부터 개발에 박차를 가해온 '사이버PB'(가칭)를 곧 선보인다. 하나은행은 사이버PB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접목할 수 있는 대중적인 자산관리 툴에 초점을 맞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은행권에서 ISA에 연계한 첫 로보서비스가 나오면서 업계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하나은행이 사이버PB를 다소 늦게 출시하게된 이유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원래 하나은행은 사이버PB를 연초 론칭한다는 계획이었다. PB사업본부장과 은행 관계자들이 여러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사이버PB를 지난 1월 말까지는 출시하겠다고 했었지만, 실제 출시일은 한달 이상 늦춰졌다.

◇조직·수장 변경…로보 전문 업체와 협력한 타은행에 '경계심'

전문가들은 하나은행의 준비가 늦어진 이유를 크게 두 가지 정도로 보고 있다. 첫번째는 담당 조직이 변경되고 수장까지 바뀌면서 시간이 지체될 수 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사이버PB를 준비하는 담당조직은 지난해 하반기 PB사업부에서 투자상품서비스부로 변경됐다. 투자상품서비스부는 다른 부서 하부 팀이었던 여러 조직을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 곳이다.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펀드, 부동산, 세무 관련 업무까지 총괄 담당한다. 여러가지 업무가 한개 부서에 종합되는 과정에서 사이버 PB 개발은 잠시 뒤처질 수 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 초 PB사업본부장이 교체된 것 역시 사업 진행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PB사업본부장은 지난 1월 초 이형일 본부장에서 분당중앙지점장 출신인 김성엽 본부장으로 변경됐다. 이형일 본부장은 리테일사업 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저자산 고객들까지 자산관리 시장으로 유인하는데 공을 들여왔던 이형일 전 본부장은 사이버PB에 대한 애착이 상당히 강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하나은행 전 직원의 프라이빗뱅커화를 추진해 작년 하반기 행복파트너(Branch PB) 1700명을 선발, 850여개 모든 지점에 배치하기도 했다. 신임 김성엽 본부장은 '영업통'으로 불릴만큼 영업에 특화된 인물이다.

타 시중은행에서 ISA에 접목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도입을 속속 검토하기 시작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알고리즘을 더욱 세밀하게 다듬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특히 신한, 우리, 기업 등 다른 은행들은 전문 업체를 선정해 알고리즘을 만들고 있어 로보를 자체 개발한 하나은행의 경계심이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하나은행측은 이와 관련 "Cyber PB는 영업점과 교감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안정화 작업이 긴요하다고 판단돼 지속적인 테스트 과정을 거쳤다"며 "조직 변경이나 임원 변경에 따라 스케쥴이 늦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ISA 연계 '로보' 도입 서두르는 은행권

이달 중 여러 시중은행들이 ISA를 대비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속속 론칭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의 ISA에도 일임형 계좌개설이 허용되면서 싼 값에 모든 계좌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은행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다음주 중 한 로보어드바이저 개발업체와 MOU를 맺고 서비스 도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로보 전문인 파운트와 협력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구축 막바지 단계에 있다. 그간 ISA에 접목한 로보어드바이저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던 국민은행도 최근 외부 업체들과 미팅을 부쩍 늘리고 있다.

시중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들도 ISA 연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도입을 적극 검토중이다. 부산은행은 최근 파운트와 쿼터백을 잇따라 만나며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은행 역시 늦어도 3월 말까지는 ISA연계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로보를 자체 개발중이었던 하나은행 입장에서는 다른 은행들이 외부 전문 업체에 의뢰해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에 신경을 쓸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번 하나은행 사이버PB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시중은행에서 ISA와 연계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속속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