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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한국에 밀린 FI '연합전선' 택하나 글로벌 '큰손' 아폴로 행보 주목

한형주 기자공개 2016-03-10 09:30:4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07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증권 인수전에 직간접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재무적투자자(FI)들의 연맹 구축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략적투자자(SI)이자 강력한 인수 후보인 KB금융지주·한국금융지주와 일합을 겨루기 위해선 그만한 자금 동원력을 갖추는 게 급선무다. 거래 관계자들은 특히 세계 5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7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매각자 측에 현대증권 인수의향서(LOI)를 전달하고 예비실사에 돌입한 FI 비더들 간에 컨소시엄 형성을 위한 물밑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증권 인수 경쟁에 뛰어든 FI는 △조건호 전 리먼브러더스 부회장이 이끄는 파인스트리트 △홍콩계 사모펀드인 액티스그룹(AKTIS Group) △신생 PEF인 LK투자파트너스 △글로벌원자산운용(옛 아주자산운용) 등 4곳.

이 중 'KB금융-한국금융' 양자 대결 판세에 그나마 영향을 줄 다크호스로 지목되는 후보는 파인스트리트다. 정확히는 파인스트리트와 그 뒤에 숨은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조합. 이들이 실제 파트너십을 맺어 들어올 경우 SI를 견제할 거의 유일한 대항마가 될 것으로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때 업계에선 아폴로가 조건호 회장 대신 글로벌원자산운용과 손잡았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파인스트리트가 실사자 중 LOI를 가장 늦게 낸 것도 이 때문이라는 후문도 나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아주그룹에서 바이오 업체 '녹십자수의약품'으로 주인이 바뀐, 시장에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글로벌원자산운용이 순간 막강 인수 여력의 복병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런 정황들을 조합해 '파인스트리트-아폴로-글로벌원' 3자 연합 여부를 유심히 관찰하는 시각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매각자 측이 거래 성사의 확실성(Closing Certainty)을 기하고자, 투자자들에게 오는 24일로 예정된 본입찰 시점까지 출자확약(LOC) 등 자금 증빙을 요구하고 있어 FI들의 펀딩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상황이 이쯤 되면 글로벌 시장 곳곳에 초대형 블라인드 펀드를 운용 중인 아폴로 같은 굴지의 PEF 중심으로 세가 결집되는 것도 새삼스러울 일은 아니라는 평. 업계 관계자는 "워낙 강한 상대들(KB·한국 등)과 맞붙었다 보니, 자금력 있는 SI나 블라인드 펀드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인수의향 있는 PE 간 합종연횡 조짐이 일고 있다는 게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M&A 대상은 셀러인 현대상선 등이 소유한 현대증권 주식 5338만 410주(22.56%)다. 자사주(7.06%)를 합쳐 총 30% 가까운 물량이 경영권과 함께 새 주인에게 넘어가게 된다. 이번 거래에서 인수 후보들이 또 하나 신경써야 할 주체는 현대상선의 모기업이자 현대증권 우선매수권자인 현대엘리베이터다. 지난해 말과 올 초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지분을 담보로 메리츠종금증권에게 3900억 원, 현대엘리베이터에게 327억 원, 총 4200억 원가량을 융통했다. 현대상선이 현대증권을 판 돈으로 갚아야 할 차입금으로, 매각 희망가 밴드의 하한선이기도 하다. 그룹 자구안의 일환으로 증권 지분을 내놓은 현대상선 입장에선 밖으로 빠져나가는 금액을 뺀 순유입액이 얼마나 되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거래 주관은 EY한영이 맡았다. 매각자 측은 늦어도 내달 초까지 본계약 체결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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