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3월 09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앞으로 정기 신용위험 평가시 '산업위험'을 반영하는 등 구조조정 대상기업 선정기준이 엄격해진다.

금융위원회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 구조조정 진행 상황 및 향후 계획안을 발표했다. 은행들은 오는 4월 말까지 금년도 주채무계열 재무구조 평가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절차대로 재무상태가 위험하다고 판단받은 회사는 5월 말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게 된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총선을 의식해 기업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정기 신용평가 자체가 전년도 결산실적이 확정되는 3월 이후에야 이뤄지는 스케줄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보다 적용범위가 넓어진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과 강화된 신용평가 기준에 따라 올해 구조조정 대상 회사는 더 많아질 전망이다. 새로 제정된 기촉법은 신용공여 한도를 없애 중소기업까지 적용대상에 편입시켰다. 채권금융기관의 범위도 은행에서 모든 채권자로 넓혀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데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 썼다.

그동안 신용평가 기준은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이자보상배율로 제한됐지만 올해부터는 완전자본잠식 기업, 취약업종 기업을 추가하는 등 평가범위에 들어가는 기업이 많아지게 됐다. 최근 3년 동안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이거나 이자보상배율이 1.0 미만인 회사, 자산 건전성이 요주의 이하인 회사, 급격하게 신용도가 악화되거나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회사 등이 추가된다는 얘기다.

또 주채권은행은 이 같은 재무위험과 현금흐름 등 재무제표 뿐 아니라 산업위험, 영업위험, 경영위험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할 수 있게 됐다. 세부평가 시 경기변동 민감도, 성장전망 등 업계상황을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회사 자체의 상황에 은행이 업황까지 고려하게 돼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 있다"며 "하지만 자구계획 설명 등 기업이 충분히 소명할 기회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사태는 벌어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당국은 새로 개정된 기촉법을 통해 고충처리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했다.

대기업 평가는 4~6월에 이뤄져 구조조정 대상은 7월 초 선정되며 중소기업 평가는 7~10월 이뤄지고 대상은 11월 초 선정된다. 정기평가는 1회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시평가도 진행한다. 연 2회의 신용위험 평가로 선제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숫자는 계산하기 어렵지만 이번 신용위험 평가 방식 개선으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도 보다 강화된 기준으로 신용위험 평가를 단행한 결과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54개로 전년 대비 20개 많아졌다.

한편 기촉법은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이달 중순 공포·발효될 예정이다. 시행령과 감독규정 등 하위법령은 4월 말 입법 완료를 목표로 삼고 있다. 금융위는 하위법령 공백(3월 중순~4월 말)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감원에서 마련한 '기업구조조정업무 운영협약' 효력기간을 이달까지 연장했다. 법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이달 중으로 채권금융기관 대상 '기촉법 및 하위법령(안)에 대한 설명회'도 개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