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한진·이랜드 계열, 신용등급 스플릿 확대 평가사별 방법론 및 관점차, 자연스런 현상 VS 투자자 혼란 초래
김병윤 기자공개 2016-03-11 11:03:0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10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위험 대기업집단 계열사에 대한 신용평가사별 등급이 엇갈리고 있다. 신용등급 스플릿(split) 확대는 평가사 별로 방법론의 차이 등에 따른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는 것으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반면 신용평가사별로 대동소이한 등급체계를 갖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 지나친 신용등급 괴리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에 혼란을 줄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신용등급 스플릿은 두산그룹과 이랜드그룹 계열 등 최근 신용등급이 추락한 기업에서 크게 나타나고 있다.
두산건설 경우 국내 신평사 세 곳 모두 각기 다른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NICE신용평가는 BBB-로 평가했다. 반면 한국기업평가는 아예 투기등급인 BB+를 책정했다. 최근 공작기계 사업부 매각을 확정지은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해 NICE는 BBB+를, 한기평과 한신평은 각각 BBB0를 부여했다.
한기평과 NICE신평은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에 대해 각각 BBB+를 부여한 반면한신평은 그보다 한 노치(notch) 낮은 BBB0를 책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한항공, 현대상선, 동국제강 등 크레딧 이슈가 있는 기업들도 신용등급 스플릿을 보이고 있다.
한라홀딩스의 신용등급 스플릿 가능성도 높아졌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8일 한라홀딩스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며 하향 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제주 세인트포 관련 개발사업 투자가 재무부담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3개월 이내 신용등급을 낮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반면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해당 사안을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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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 스플릿이 발생하는 이유는 신평사 간 관점의 차이 때문"이라며 "신용등급 스플릿은 과거 2~3%대에서 최근에는 10%대로 늘었다"고 말해다. 즉, 100개 기업 중 신용등급 스플릿을 보이는 기업이 과거 2~3개 정도였다면 최근 10개 정도로 늘었다는 뜻이다.
그는 "무디스(Moody's), S&P(Standard and Poor's), 피치(Fitch) 등 국제 신평사 경우 스플릿은 20%대에 달한다"며 "스플릿의 증가는 시장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플릿 발생을 신평사의 교섭력(bargaining power·바게닝 파워) 상승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신평사들이 영업 차원에서 기업 눈치를 봐 천편일률적인 신용등급을 부여했다"며 "하지만 신평사들이 점차 목소리를 높이면서 스플릿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신평사마다 신용등급이 갈릴 경우 어느 것이 옳다는 해석은 할 수 없다"며 "다만 신용등급 스플릿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투자자가 잘 판단해 투자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떨어지는 투자자는 오히려 혼란을 가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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