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자산운용, 가치투자 헤지펀드로 '승부수' [thebell interview] 이재완 타이거자산운용 대표
김기정 기자공개 2016-03-21 09:59:54
이 기사는 2016년 03월 15일 15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이거자산운용의 헤지펀드는 '롱(Long)을 위한' 헤지펀드다. 1호 헤지펀드인 '타이거 5 Combo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은 가치투자 기반의 롱 전략을 최대 70%까지 담는다. 베트남 주식과 장외 주식 또한 편입되는 주요 자산군이다. 국내 주식 숏(Short), 메자닌(Mezzanine) IPO투자 등 여타 전략은 롱 전략을 뒷받침하는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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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주가의 하방은 0원이지만 상방은 무한대"라며 "의미있는 수익률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주식 매수를 주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주식 투자를 시작한 건 고려대학교에 갓 입학했던 1999년이었다. '돈을 벌고 싶다'는 열망으로 아무것도 모른 채 주식판에 뛰어들었다. 수 년을 손해만 보다가 회사의 주가는 결국 이익과 동행한다고 깨닫고 2003년 고려대학교 가치투자 연구회를 공동 설립, 본격적으로 가치투자를 시작했다.
2008년 리딩투자증권 자기자본운용팀으로 업계에 첫 발을 디딘 후 2009년 에셋디자인투자자문을 현 대표인 최정용 대표와 함께 창업해 2013년까지 공동 대표를 역임했다. 2014년에는 타이거투자자문을 설립해 홀로서기에 나섰다.
타이거투자자문은 자문업계 최초로 기본보수 없이 성과보수만 받는다고 공언해 화제가 됐던 곳이다. 2월 말 기준 1년 수익률은 11.48%이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발 리스크와 미국 금리 인상 우려로 주식 시장이 크게 고꾸라졌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방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자산운용사로는 올 초 전환했다. 수탁고는 1400억 원 수준으로 신생사 치고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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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해외와 장외까지 범위를 넓혀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단순 국내주식 매수만으로는 저성장·저금리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과잉 투자와 치열한 경쟁으로 이익이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을 찾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 대표는 "가치 투자는 3년을 기다려 마지막 3개월에 그 결실을 볼 수도 있는 전략"이라며 "메자닌, IPO 등 그 외 전략은 주가가 목표치에 오를 때까지 거쳐야 하는 하락 국면을 버티기 위한 '보조 바퀴'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말하는 가치투자가 PER나 PBR 등에만 근거한 것은 아니다. 지표를 보고 투자해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는 게 이 대표의 얘기다. 한 발 앞선 투자자들이 많아져 지표가 개선됐을 때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 등 반대의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 대표가 말하는 가치주는 통상 얘기하는 가치주와 성장주, 그 중간지대쯤이다. 이 대표는 대표적인 가치주로 '셀트리온'을 꼽았다. 항체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보고 10년 이상 꾸준히 연구개발을 한 결실이 이제서야 맺었다는 설명이다. 2010년까지 2만 원 중반대를 맴돌던 주가는 2월 초 전고점인 12만 9000원을 찍고 현재 10만 원으로 소폭 하락한 상태이다.
이 대표는 "한미약품 또한 5년 동안 오르지 않았던 주식"이라며 "그 5년을 버틸 수 있는 헤지펀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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