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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證 등 증권사 PF 우발채무 리스크 확대" 한기평 "증권사 우발채무 양적·질적 악화, NCR규제 강화 필요"

정아람 기자공개 2016-03-17 09:13:0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17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약 3년간 국내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PF 관련 우발채무의 양적 질적 위험도가 급증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증권사들이 반짝 부동산 경기 호조를 틈타 관련 익스포저를 늘린데다, 고수익을 위해 위험도가 높은 방식의 신용보강을 제공하면서 관련 리스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메리츠종금증권과 NH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일부 증권사의 경우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신용등급상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보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16일 열린 '한국기업평가 크레딧 세미나'에서 "PF 유동화 대상 기초자산의 신용등급은 낮은 반면, 증권사들은 우량한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보니 증권사들이 기초자산과 유동화증권간 일드 차이에서 발생하는 스프레드를 얻기 위해 리스크를 부담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체 증권사 평균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약 50% 안팎에 그치는 반면,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는 7개 증권사의 해당 지표는 2015년 9월 기준 10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황 수석연구원은 "주택공급, 국민소득, 미분양 등 주택 관련 거시지표는 향후 증권사의 우발채무 관련 불확실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자금조달 이후 3~5년 이후 상환이 이뤄지는 PF의 특성상 2017~2018년부터 관련 우발채무가 유동성에 압박을 줄 수 있다. 이같은 위험은 특히 급격히 주택경기가 하락하는 등 스트레스 상황에서 극대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업순자본비율(NCR)을 기준으로 하는 현재의 금융당국 평가방식은 증권사의 급증하는 우발채무 위험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 NCR 기준에서는 PF 기초자산의 등급이 없는 경우 신용위험도를 12%로 계산하는데, 경기 하락 등 스트레스 상황에서 실제 위험값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시공사 등급을 기준으로 NCR을 산출할 경우 위험값을 실제보다 낮게 책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유사시 증권사가 수분양자 등에 비해 담보권 행사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도 있어 보다 NCR 산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16년 중 시행될 예정인 신규 NCR제도는 현재보다 산출 기준이 완화될 것으로 보여 오히려 대형사 중심의 PF 영업을 활성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특히 대형 증권사의 경우 규제 비율 산출 방식이 상대적으로 유리한데다, 트레이딩 부문 수익성의 변동성이 커지며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PF 우발채무 관련 영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이 100%를 넘는 경우△총우발채무 중 신용공여형 우발채무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경우 △최근 증가속도가 가파른 경우를 중심으로 각 증권사별 우발채무 관련 위험도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15년 9월 말을 기준으로 특히 메리츠종금증권, NH투자증권, 현대증권 3사의 관련 지표가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리츠종금증권의 2015년 9월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율은 약 190%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다.

안 책임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은 우발채무 중 PF를 포함한 부동산 관련 비중이 89%로 압도적으로 높다"며 "무등급 약정 비중도 87%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2015년에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완충력을 높였고, 다른 증권사에 비해 미분양확약대출의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해 현재의 신용등급 방어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6년부터 신규 우발채무약정 규모를 줄여 2017년 이후에는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지표를 150%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지만, 이같은 자연 감소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신용등급 재검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농협증권과의 합병 과정에서 농협증권의 우발채무를 인수한데다 2015년 말에도 브릿지론, 인수금융 등을 늘리면서 2015년 9월 기준 우발채무 익스포저가 4조 원을 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책임연구원은 "NH투자증권의 신용공여 상대방이 대부분 등급이 없어 실질적인 위험도는 지표로 나타난 것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2016년에도 우발채무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리스크 관리감독 강화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의 경우 우발채무 중 부동산PF 비중이 84%로 메리츠종금증권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전체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2015년 6월 말 60% 이하에서 9월 말 기준 83%로 급증해 급격한 증가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재 매각이 진행중인 만큼 향후 매각 과정에서 우발채무 감소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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