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3월 17일 09: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본시장의 큰 손 국민연금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을 공식화 한 가운데 출자 규모가 전년에 비해 줄어들어 관심이 쏠린다. 뭉칫돈을 한꺼번에 뿌리기 보다는 시장 상황에 맞게 속도 조절을 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11일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공고를 발표했다. 사모투자펀드와 벤처, 론펀드 등을 합쳐 총 1조 5500억 원의 자금이 집행될 예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블라인드 펀드 출자 규모다. 국민연금은 대형(Large Cap)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2곳에 5000억 원, 중소형(Mid Cap) 운용사 2곳에 2000억 원 등 총 7000억 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대형 펀드 운용사 3곳에 7500억 원, 중소형 운용사 4곳에 4000억 원 등 블라인드 펀드에만 1조 1500억 원이 출자됐던 작년에 비해 4500억 원이 줄어든 셈이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출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거의 매년 정기적으로 대규모 출자를 해왔던 과거 패턴에서 벗어나 올해는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이 재작년(2014년) 출자를 생략했던 만큼 작년의 경우 출자 규모를 확대할 만한 충분한 명분이 있었지만 올해 또다시 뭉칫돈을 내놓기에는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시장은 판단하고 있다.
작년에 출자를 받은 운용사들이 아직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점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국민연금으로부터 각각 2500억 원의 출자 약정을 받은 IMM 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자산운용PE 등은 작년까지 펀드레이징에 집중해 왔다.
이들 운용사가 그 동안 출자금 소진 보다는 펀드의 규모를 키우는데 더 노력했다는 얘기다. 국민연금 내부적으로는 아직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출자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보인다.
블라인드 펀드의 앵커 출자자(LP)로서의 역할에 피로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 동안 국민연금의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곳들은 국민연금의 출자금을 종잣돈으로 비교적 손쉽게 다른 기관들로부터 추가 출자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올해 출자 규모를 축소한 것은 이러한 과거 패턴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PE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이번 출자 축소는 펀드레이징의 출발점 역할을 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움직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산업은행 등에 출자를 받은 운용사들에 마지막 LP가 돼 투자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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