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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로보업체, 해외 진출 어디까지 日 연기금·스위스 헤지펀드사도 관심…해외 진출 가능성 높아

이충희 기자공개 2016-03-24 09:32:24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1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월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가 최근 국내 벤처 파운트(Fount)에 투자한 것을 계기로 한국 로보어드바이저 벤처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장의 검증이 끝나지 않은 한국형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우려를 가능성으로 바꿔 놓은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로보어드바이저 벤처들은 최근 ISA 출시와 맞물려 주식,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알고리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ETF 투자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미국, 영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과 차별화돼 해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일본 시장 문 두드리는 쿼터백

로저스 회장의 투자를 받은 파운트 외에도 현재 국내 여러 벤처들이 해외 금융회사들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거나 이미 업무 제휴를 확정했다. 앞으로는 해외로 진출하는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다수 나올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권역에서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아직까지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이 크게 열리지 않고 있어 더욱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해외 금융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국내 선두권 업체인 쿼터백이다. 옐로금융그룹이 투자한 쿼터백은 이미 회사 설립 초기 단계부터 미국과 싱가포르 현지 법인 설립을 검토해왔다. 이를 위해 옐로금융그룹에서 몇 단계에 걸쳐 쿼터백에 추가 투자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쿼터백 경영진의 일본 도쿄 출장도 부쩍 잦아졌다. 일본 내 몇몇 연기금들이 쿼터백의 트랙레코드 검증이 끝나면 최대 조 단위로 투자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부터다. 이달 초 일본 SBI홀딩스가 옐로금융그룹에 25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확정해 쿼터백이 향후 일본사업 진출에 더욱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도 나온다.

쿼터백 관계자는 "마이너스 금리 시대로 접어든 일본에서는 최소 1~2% 수익률만 나와도 망설임 없이 투자하겠다는 큰 손들이 많다"며 "다른 지역보다 일본 법인 설립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국내 신생 벤처, 톰슨로이터에 로보 엔진 탑재 계약

신한금융지주와 협력을 확대하며 가능성을 인정받기 시작한 데이터앤애널리틱스(DNA)는 최근 유럽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까지 잡았다. 지난달 국내 한 증권사 임원의 소개로 스위스 소재 헤지펀드 회사와 미팅을 가졌는데, DNA가 개발한 주식 투자 알고리즘을 보고 매우 흡족해 했다는 후문이다.

DNA는 이달 초 이 헤지펀드사의 초청을 받아 닷새 동안 스위스로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상반기 중 스위스측 실무진들이 다시 한국을 방문해 투자 규모와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쿼터백이나 DNA처럼 계획 단계에 그치지 않고 실제 해외 금융회사와 업무 계약을 체결한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벤처도 있어 눈길을 끈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는 지난 18일 톰슨로이터 코리아와 MOU를 맺고 로보어드바이저 엔진을 톰슨로이터 단말기에 탑재하기로 계약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김형식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대표는 "우리의 로보어드바이저 기술, 퀀트전략 성과를 글로벌 금융그룹 톰슨로이터가 인정한 것"이라며 "톰슨로이터의 금융단말기를 통해 전세계 대형 금융기관과 자산운용사, 헤지펀드 등에 우리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제공되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 로보어드바이저 벤처 대표는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선진 금융시장에서 조차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이제 막 태동하는 단계"라며 "1~2년 전부터 사업을 준비해 온 한국 로보어드바이저 벤처들의 해외 진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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