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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제약, CB 연기 '초강수' 등급상향 기대 '헛물' 두 달 만에 본평가 '또', 발행 재추진…재무악화 지속, 신용등급 제자리

김병윤 기자공개 2016-04-07 14:34:28

이 기사는 2016년 04월 06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제약이 전환사채(CB) 발행을 다시 추진한다. 지난 2월 역대 두 번째이자 최대 규모 CB를 추진하다 돌연 발행 취소 결정을 내린 지 두 달 만이다.

앞서 서울제약은 CB 발행을 결정하고 신용평가사로부터 본평가까지 받았었다. 결과는 투기 수준인 BB-였다. 서울제약은 2015년 연말 결산을 신용등급에 반영하기 위해 CB를 취소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전 본평가는 2015년 3분기까지의 결산 자료가 바탕이 됐다. 연간 결산을 반영하면 신용등급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릴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묻어나는 대목.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신용등급은 두 달 전과 동일하게 투기 수준인 BB-. 낮은 시장지위와 취약한 재무융통성 등 부정적인 평가 내용도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발행 취소 후 두 달 만에 다시 등장한 것을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서울제약은 본평가의 실적·재무지표 기준을 지난해 3분기 말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변경했을 뿐이라고 확대 해석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이달 5일 각각 서울제약 CB에 대해 본평가를 실시했다. 두 신평사 모두 서울제약에 대해 BB-신용등급을 부여했다.

서울제약은 올 2월 한기평과 NICE신용평가로부터 CB 본평가를 받은 바 있다. 당시에도 신용등급은 BB-. ▲높은 경쟁강도·주력 품목의 낮은 시장 지위 ▲수익창출능력 대비 과중한 투자로 잉여현금창출 부진 ▲취약한 재무융통성 등 주요 평가 근거가 부정적인 것도 두 달 전 평가 때와 마찬가지다.

서울제약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3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평가를 받았다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평가를 다시 받은 것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제약

서울제약의 CB 본평가가 재차 이뤄진 것은 서울제약 측이 올 2월 부여받은 신용등급보다 상향된 등급을 기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서울제약의 지난해 말 기준 실적·재무지표는 지난해 3분기 말 대비 개선됐다.

서울제약의 지난해 말 기준 영업이익은 6억 7500만 원이었다. 서울제약은 지난해 3분기에만 7억 원 가까운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3억 8000만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3분기에 대규모 적자 탓에 9월말 3억 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3분기에만 10억 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약 8억 7400여 만원의 누적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당기순손실 규모는 약 7억 8300만 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말에 비해 1억 원 가까이 줄었다. EBITDA, 총차입금/EBITDA, 잉여현금흐름 등 주요 재무지표들은 지난해 3분기 말 대비 개선됐다.

하지만 신용등급 상향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은 상태에서 기대만으로 전환사채 취소나 연기와 같은 재무적 결정을 내리는 일이 흔하지는 않다는 게 업계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본평가를 한 차례 취소했다가 두 달 뒤 다시 이뤄지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며 "CB발행을 준비하다가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연기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서울제약의 실적과 재무지표 추이를 봤을 때 CB를 연기하면서 등급 상향을 기대했을 수 있다"며 "실적과 재무지표는 개선됐지만 마치 기저효과처럼 상대적일 것일 뿐 여전히 실적과 재무 상황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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