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 "ELS도 손실 가능합니다" ELS 전수조사결과 안내문에 별첨…업계 최초 시도
김기정 기자공개 2016-04-21 10:06:10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9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ELS가 손실이 나면 크게 난다는 내용을 담은 안내문을 고객에게 교부하기 시작했다. 통상적인 투자위험 이외의 내용을 담은 안내문은 지금껏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국투자증권은 ELS 시장에서 고객친화적인 시도를 가장 많이 펼쳐온 곳이다. ELS의 투자 위험과 상품 구조를 날 것 그대로 고객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게 한국투자증권의 지론이다.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파생결합증권 투자위험 안내문'의 내용을 바꿨다. 안내문은 파생결합증권 청약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간이투자설명서와 함께 교부되는 문서이다.
핵심 투자 위험에 대해 서술한 첫 번째 장은 타 금융기관들과 별 차이가 없다. 신용위험, 기초자산 가격 변동위험, 예금자비보호 상품의 원금손실위험, 환금성위험, 중도상환 시 원금손실 위험 등 파생결합증권의 기초적인 구조에 따른 투자 위험 등이 간략히 적혀있다.
차이점은 두 번째 장의 '파생결합증권(주가연계증권) 투자위험'이라는 제목 아래에 나오는 내용이다. 굵은 글씨로 '파생결합증권(주가연계증권)은 손실 상환 확률은 낮으나 손실 발생 시 손실 규모가 크며 손실 발생 시의 실질 만기는 수익 상환 시보다 긴 특징을 갖습니다'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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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밑에는 「자본시장리뷰지」 2016년 봄호에 실린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의 'ELS 투자성과 분석 및 시사점'을 요악한 내용이 서술돼있다. 지난 2003년부터 2015년까지 실제 상환된 ELS 중 원금비보장형 ELS 총 7만 5696개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한 결과다. 발행된 ELS 10개 중 9개는 연 평균 10.02%의 수익을 냈고 나머지 한 개는 연 평균 -19.67%의 손실을 냈다는 게 핵심이다. 수익이 난 ELS의 평균 실현 수익률은 7.13%이고 손실 ELS의 평균 손실률은 -38.29%이다.
즉, 대부분의 ELS는 중수익을 내지만 일부 ELS는 손실이 나고, 한번 나면 크게 난다는 게 요지다. ELS는 손실이 나는 상품이라고 투자자들에게 대놓고 이야기하는 셈이다. 지금껏 형식적인 내용 이외의 사항을 별첨해 ELS의 손실에 대해 있는 그대로 설명하는 금융기관은 없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ELS의 투자 위험을 고객에게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왔다. 주요 기초자산인 홍콩항셍지수(HSCEI)가 급락하며 ELS에 대한 투자 위험이 조명되기 시작했을 무렵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ELS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꼽히지만 주식과 달리 페이오프(Pay-off)구조가 선형이 아니기 때문에 한번 손실이 나면 크게 나는 구조"라며 "'특정 수준 이상 주가가 빠지지 않으면 수익이 난다'는 통상적인 설명만으로는 ELS 구조의 핵심을 투자자에게 전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ELS 시장에서 고객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가장 앞장서온 곳으로 꼽힌다. 지난 2013년부터 홈페이지에 ELS 체험하기 등 프로그램을 탑재했다. ELS 체험하기는 특정 시점에 ELS를 투자했을 때 투자 성과를 경험해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이다. ELS 아카데미에는 ELS에 대한 기초지식부터 유형별 수익 구조 등이 보기 쉽게 정리돼있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사실 이런 시도들이 판매고 증가로 이어지거나 마케팅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별첨된 내용을 설명하는 데만 적어도 10분 이상은 소요된다. 영업직원 입장에서는 썩 달가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내용을 담은 이유는 투자 위험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ELS를 쉽게 팔 생각이 없다"며 "고객들이 분산투자와 자산관리의 효율적인 수단으로 ELS를 활용할 수 있도록 상품 특성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게 파생 데스크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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