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銀 "우리 회사에 유언대용신탁 있어요?" 계약건수 '제로'...상품 출시 뒤 사내 홍보 미흡
서정은 기자공개 2016-04-25 13:39:05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1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출시한 유언대용신탁이 관심권 밖으로 밀려났다. 다른 은행들에 발맞춰 상품을 출시했으나 영업점을 포함한 PB센터에 제대로 소개되지 못한 탓이다.2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유언대용신탁을 지난해 내놓은 뒤 약 6개월 동안 단 한 건도 계약을 따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IBK평생설계유언대용신탁'을 출시했다.
기업은행은 유언대용신탁이 가업승계 등을 원하는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관심을 끌 것으로 판단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고령화를 대비해 유언대용신탁을 속속 출시해왔다. 중소기업 CEO 등 고객기반이 튼튼한데다 IBK컨설팅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타 은행보다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했다.
기대와 달리 기업은행의 유언대용신탁은 사내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탁부 내부에서 유언대용신탁은 신탁형 ISA 등에 우선순위가 밀려났다는 후문이다. 현재 유언대용신탁은 카드사업그룹·신탁연금그룹에서 담당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유언대용신탁이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본사에서 상품에 대한 어떤 지침이나 설명이 내려오지 않아 안내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평생설계'상품 중 유언대용신탁이 하나 있다는 건 들었지만, 물어오는 고객도 없을 뿐더러 구체적인 상품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며 "KT ENS 사태 이후 신탁을 내놓긴 하지만 (회사에서)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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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기업은행의 유언대용신탁에 관해서는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홈페이지에서는 신탁 상품으로 신탁형ISA, 연금저축신탁(안정형, 채권형),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 등 4개만 소개하고 있다.
'평생설계'상품 중 하나로 유언대용신탁이 출시됐지만, 이마저도 찾을 수 없다. 사실상 영업직원들이 고객들에게 소개하지 않으면 상담조차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내부에서는 상품만 급하게 출시한 뒤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유언대용신탁을 출시한 다른 시중은행들은 최저가입금액이 10억 원 이상인 점을 감안해 설명회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행과 비슷한 시기에 상품을 출시한 우리은행은 은퇴브랜드 내에 '우리안심신탁'을 편입, 고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금융상품 소개란(신탁 부문)을 통해서도 우리안심신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은행은 계약체결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본사 차원에서 PB 및 VIP고객들을 모아 유언대용신탁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다. 본사에서 WM자문센터와 연계해 유언대용신탁을 알린 덕에 상담도 3건 가량 이뤄졌다.
신한은행도 지난해부터 고객설명회를 시작, 3건의 유언대용신탁 계약을 따냈다. 하나은행은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70건이 넘는 유언대용신탁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유언대용신탁을 준비했을 때부터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며 "당장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일선 지점에서 상품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추후 고객 수요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유언대용신탁을 잘 알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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