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4월 25일 09: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에서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산성앨엔에스가 30년 만에 '리더스코스메틱'으로 간판을 바꾸고 화장품 업체로 거듭난다. 중국 실적 악화와 맞물려 본업인 골판지사업부를 물적분할로 떼어내고 본격적으로 화장품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 법인까지 분할한 리더스코스메틱의 향후 운명은 중국에서 새로운 돌파구 확보와 신시장 진출 여부에 좌우될 전망이다.

◇주가 1년 전 4분의 1수준 하락, 숨가쁜 조직개편

옛 산성앨엔에스(현 리더스코스메틱)는 지난 2011년 '리더스코스메틱'을 흡수합병했다. 지난 1984년 골판지 제조가공사업으로 출발한 산성앨엔에스는 앞서 2005년 단백질을 이용해 의료·식품·화장품 제품을 개발하는 '프로스테믹스' 법인(지분 50% 출자)을 세웠다.

이후 프로스테믹스 법인을 통해 2006년 10월 리더스코스메틱 지분 50%를 인수했다. 2007년엔 중국에 화장품 도소매 사업을 하기 위해 한산취국제무역(북경)유한공사도 세웠다. 이어 K뷰티가 본격화되던 2011년 직접 화장품 사업을 키우기 위해 프로스테믹스가 갖고 있던 리더스코스메틱 법인을 흡수합병한다. 모회사가 손자회사를 흡수한 것이다.

흡수합병 이후 주가는 상승곡선을 그렸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 22일 종가는 9만 5600원를 기록했다. 전년 종가 5070원대비 무려 1786%나 뛰었다. 이후 지난해 6월 26일 장중 12만 42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진 것은 7월까지였다. 이후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올 4월 22일 2만 9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현재 5301억 원으로 지난해 5월 최고 2조 1025억 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주가가 맥을 못추는 이유는 지나치게 고평가된 화장품주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화장품사업이 휘청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돌파구를 찾던 옛 산성앨엔에스는 리더스코스메틱을 흡수합병을 한지 5년만인 지난 1일 기존 골판지 사업부를 물적 분할했다. 화장품 사업부를 존속법인에 남겨뒀고 사명도 산성앨엔에스에서 '리더스코스메틱'으로 바꿨다. 결국 리더스코스메틱은 10년 만에 손자회사서 모회사로 올라서게 됐다.

◇화장품 매출 비중 15%→68% …높아진 중국 시장 의존도

옛 산성앨엔에스는 리더스코스메틱을 흡수합병한 이후 4년 만에 매출이 4배 이상 불어났다. 지난해 매출 1728억 원, 영업이익 344억 원을 기록했다. 2011년 매출 451억 원, 영업이익 3억 원대비 매출은 283%, 영업이익은 1만 229%씩 증가했다.


특히 리더스코스메틱 브랜드를 운영했던 화장품사업부 매출은 2011년 70억 원에서 지난해 1182억 원으로 1582% 늘었다. 전체 매출 가운데 화장품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2011년 15.6%, 2012년 21.7%, 2013년 35.9%로 증가했다. 2014년 매출 비중이 59.2%로 골판지 사업부를 넘어섰고, 지난해 68.4%를 기록했다.

화장품 사업부가 짧은 시간 안에 외형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리더스코스메틱의 대표 제품군인 '마스크팩'이 중국시장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몰이를 했기 때문이다. 리더스코스메틱 마스크팩은 지난 2014년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몰에서 마스크팩 부문 매출액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화장품사업부의 매출 성장세가 꺾였다. 지난해 1분기 388억 원, 2분기 392억 원이었던 매출은 3분기 108억 원으로 줄었고, 4분기 294억 원을 기록했다. 갑작스럽게 매출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5월 발생한 메르스 사태와 중국 정부의 '따이공' 규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으로 수출하는 마스크팩 물량 70% 가량을 담당하는 대리상 매출 가운데 따이공, 즉 보따리상을 통한 밀수물량이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중국 내 유통에 문제가 생기면서 리더스코스메틱의 재고자산도 2014년 말 66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363억 원으로 늘었다.

◇중국 오프라인 채널 강화…미국·유럽 등 신시장 개척

리더스코스메틱은 중국 내에서 안정적인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위생허가 품목을 마스크팩 제품뿐만 아니라 기초화장품 군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중국을 넘어 미국, 태국, 싱가폴, 말레이시아, 유럽 국가 등으로 시장을 넓힐 예정이다.

올 초에는 중국 내 최대 드럭스토어인 왓슨스 전 점포에 입점했다. 이미 리더스코스메틱은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 총 18개성, 36개 도시에서 세븐일레븐과 패밀리마트, 월마트, 홍콩 최대 화장품 멀티숍인 샤샤 등 7000여 개의 오프라인 유통망에 입점했다. 왓슨스 입점으로 리더스코스메틱 제품을 판매하는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수는 9200개가 됐다.

리더스코스메틱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현재 까르푸 등과 입점 협의를 하고 있다"며 "이제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지방의 소도시 오프라인 매장까지 입점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리더스코스메틱 대표제품인 리더스 인솔루션 스킨클리닉 마스크팩>

위생허가를 받은 품목 수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리더스코스메틱은 지난 3월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으로부터 기초제품인 '리더스 인솔루션 아쿠아포어 렌틸콩 시드 모공 라인'을 포함해 총 17개 품목의 위생허가를 추가 취득했다. 지난 해 중국 FDA로부터 16개 품목에 대해 허가를 받은 데에 이어 올 3월까지 총 33개 품목에 대한 위생허가를 취득하게 됐다.

아울러 지난 2014년엔 스위스, 베트남, 미국에 각각 현지 법인을 세우면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 법인은 생산법인이지만, 스위스와 미국은 화장품 유통사업을 하기 위한 법인이다.

리더스코스메틱은 지난해 8월 미국 대형 화장품 유통업체 ULTA(얼타) 입점을 시작으로 미국 내 유통망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법인 매출은 14억4756만 원으로 전년 1억6981만 원 대비 752% 늘었다. 올해부터는 유럽 전역으로 판매처를 확대할 예정이다. 2월 중순 허가 절차 진행했고 오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