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한진해운 채권단서 '신보' 빠진 진짜 이유 한진측 늑장 대응이 원인..협약 채권단 참여 압박 심하지 않아

윤동희 기자공개 2016-05-11 09:03:00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0일 08: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주 한진해운의 조건부 자율협약이 개시된 가운데 신용보증기금이 막판에 한진해운 채권단 명단에서 이름을 뺄 수 있었던 이유는 한진해운의 '늑장대응' 때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상선과 달리 협약채권단 참여 압박이 심하지 않아 빠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4일 ㈜한진해운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이날 오후 3시 산업은행 회의실에서 제1차 채권금융기관 협의회 회의를 열고 해당 안건을 의결했다. 한진해운 채권단은 산업은행과 농협은행, 우리은행 등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신보의 자율협약 미가입이 한진해운 정상화작업에 어떠한 차질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느 채권단 협의 시에나 나올 수 있는 '잡음'으로 대세에 지장을 주는 이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보도 한진해운 자율협약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추후 제시될 채무재조정 가이드라인은 충실히 따르겠다는 입장을 구두로 밝혔다. 채권단은 한진해운 외부실사기관으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하고 정상화 계획을 짜고 있다. 현대상선이 3월 말 실사에 들어가 이달 초를 데드라인으로 잡은 만큼 한진해운의 회생방안도 내달 중순께 나올 전망이다.

다만 신보가 똑같은 형태의 현대상선의 자율협약에는 참여를 하고 한진해운 자율협약에서는 빠지면서 궁금증을 자아냈다. 만기는 다르지만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익스포져는 각각 4675억 원, 4306억 원으로 비슷하다. '시장안정 P-CBO(유동화회사보증)' 탓에 생긴 익스포져다. 자율협약 개시로 차환발행 지원은 중단된 상태다. 익스포져 규모에 차이가 나지 않아 신보가 한진해운의 회생가능성을 더 낮게 봤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시장안정
출처: 신용보증기금

이에 대해 신보는 오히려 현대상선의 자율협약 가입이 더 비정상적이었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 지원을 주력으로 하는 보증기관이기 때문에 대기업 지원 명목이 크지 않고 원칙적으로 신규자금 지원이 불가능해 협약채권단으로 참여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또 P-CBO로 얽혀있는 관계라 엄밀한 의미에서 직접적인 채무채권자 관계도 아니라는 게 신보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보가 한진해운의 채무재조정 계획이 발표되면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아무래도 협약채권단에 포함될 경우 추가적인 보증부담이 들 수 밖에 없다"며 "불확실한 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에서 빠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를 막론하고 신보는 채권단에서 빠지는 게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신보 내부적으로는 올해 초 현대상선 자율협약 가입여부를 놓고 열린 위원회에서 해당 안건을 두 번이나 부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현대상선 자율협약 가입을 놓고도 내부적 갈등이 심했다.

신보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연초부터 용선료 협상에 돌입했고 조건부 자율협약은 3월 28일에 결의가 났다"며 "시기만 봐도 알 수 있지만 당시는 한국 채권자의 지원 의지를 증명해야 하는 급박한 순간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기관의 성격이나 채권구조보다는 명분 제공 차원에서 들어가게 됐다는 얘기다.

결국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을 먼저 추진하면서 채권단의 결속을 강화한 반면 한진해운은 조치가 늦으며 신보가 빠져나갈 '시간과 명분'을 만들어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을 최근에 시작했고 아직 사채권자 소집 작업도 본격화하지 않았다. 현대상선의 경우처럼 한진해운이 신보를 협약채권단에 포함시킬 만한 명분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