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5월 12일 09: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중앙회가 1조6000억 원 규모의 지급준비예탁금(이하 '지준예탁금') 일부를 맡길 운용사 선정을 보류하기로 했다. 조선, 해운 등 기간산업체의 부실 등으로 경기가 악화되자 시장 추이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지준예탁금 일부를 자산운용사 등에 위탁하는 방안을 미루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운용사 선정도 보류됐다. 다만 취소된 것은 아니라서 연내에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앙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선정이 보류된 이유는 경기불황 요인이 크다. 투자시장의 위축은 중앙회가 계획했던 위탁운용을 망설이게 했다. 기대만큼의 수익률을 나오기 힘든 반면 수수료 부담만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 탓이다.
지준예탁금은 특성상 대체투자 등 생소한 분야는 지양하고 1년짜리 단기채권 등 안전자산 위주로 굴리는 경향이 있어 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주로 투자하는 자산은 신용등급 A급(장기신용등급) 혹은 A2급(단기신용등급) 이상의 기업어음(CP), 회사채, 통화안정증권 등이다.
중앙회 내부운용 기준상 BBB급 회사채, A3등급 단기채도 투자가 가능하나 건별로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 문제가 있어 A급을 마지노선으로 여기고 있다. 이런 이유로 현재 지준예탁금의 수익률은 2%에도 미치지 못해 저축은행의 수신금리(1년 정기예금 기준 2.81%) 대비 역마진이 나는 상황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4월말 기준으로 1조6400억 원에 달하는 지준예탁금 중 일부를 자산운용사 등에 맡겨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자산운용처 다변화를 위해선 외부기관에 위탁 운용하는 방안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운용사에 맡기다 해도 기대한 정도의 수익률은커녕 수수료 부담이 오히려 클 것으로 예상돼 보류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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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79개 저축은행이 중앙회에 맡기는 예탁금은 의무적인 지준예탁금과 임의적인 일반예탁금이 있다. 지준예탁금은 수신규모에 따라 일정비율 금액을 맡길 것을 강제하고 있다. 이는 중앙회가 최종대부자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재원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한국은행이 최종대부자 역할을 하지만 저축은행은 중앙회가 그 역할을 한다.
2010년 말 기준으로 3조 원이 넘었던 지준예탁금은 2011년부터 시작된 저축은행 부실사태로 급감해 2014년 말에는 1조2800억 원으로 줄었다. 다만 지난해 말 1조4800억 원으로 반등하더니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1조6400억 원을 기록,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준예탁금이 늘었다는 것은 고객들이 저축은행을 다시 찾아 예·적금을 맡기고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들이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은 업계 입장에선 좋은 일이지만 중앙회에 또 다른 고민을 안겼다. 저금리로 돈 굴릴 데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지준예탁금 증가는 운용부담을 가중시켰다.
외부 위탁운용을 모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앙회가 예탁금을 외부기관을 통해 운용한 선례가 없진 않다. 지난 2009년 12월 지준예탁금 중 2000억 원을 삼성투신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에 맡긴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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