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술투자, 대대적인 적자 전환...수익성 '경고등' [VC경영분석]벤처조합 및 PI 투자분 평가이익 악화가 원인
김나영 기자공개 2016-05-23 08:16:59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9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기술투자의 지난해 매출액이 줄고 영업이익·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 전환했다. 청산한 투자조합이 전혀 없는데다 보유한 벤처투자조합과 자기자본(PI)으로 사들인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이익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기술투자는 지난해 매출액 74억 3800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90억 5200만 원보다 17.84%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0억 5100만 원, 당기순이익은 -56억 1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15억 5600만 원, 13억 4200만 원과 비교조차 되지 않을 수준의 적자 전환이다.
적자의 원인은 보유한 투자조합 수익 악화와 이에 따른 지분법 손실이다. 더불어 PI로 투자했던 매도가능증권의 수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평가이익을 대대적으로 깎아나갔다. 벤처캐피탈의 주된 수익인 조합관리보수가 소폭 증가했음에도 전체적인 이익은 마이너스를 그렸다. 이는 2008년 이후 7년 만에 맛본 적자다.
현대기술투자는 1997년 창립 이래 2002년과 2003년, 2008년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의 경우 적자는 아니지만 전년인 2013년에 비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반토막 나면서 실적 악화의 서막을 알렸다. 결국 2015년에 대대적인 적자로 돌아서면서 올해 실적에서 이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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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조합수익은 12억 6900만 원으로 전년 18억 600만 원에 비해 29.74% 줄어들었다. 이는 대표적인 수익발생원인 조합관리보수가 늘어났음에도 수익이 감소한 것이다. 조합관리보수는 12억 6900만 원으로 투자조합수익 전체와 일치한다. 이는 전년 9억 500만 원에 비해 28.69%늘어난 수치다.
관리보수는 신규 투자조합인 '현대기술투자수소펀드'와 '현대청년펀드 1호'가 지난해 7월 결성되면서 늘어났다. 반면 투자조합 성과보수와 조합출자금 처분이익은 전혀 없어 '제로'를 기록했다. 전년 해당 계정에서 각각 5억 1800만 원, 3억 8200만 원의 수익이 발생한 것과 비교된다.
손실 규모는 기타영업수익과 영업비용에서 극대화됐다. PI로 투자했던 매도가능증권 처분이익이 줄고 매도가능증권 손상차손이 늘어난 것이다. 투자조합에 속한 포트폴리오도 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지분법손실에 반영됐다. 기타영업수익에서 매도가능증권 처분이익은 25억 3700만 원으로 전년 41억 1000만 원에 비해 38.27% 감소했다.
영업비용의 주범인 매도가능증권 손상차손은 6억 2500만 원에서 52억 4600만 원으로 739%나 증가했다. 지분법손실에서도 13억 6800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 5억 3400만 원에 비해 156%가 늘어났다. 이는 고스란히 영업비용으로 잡히면서 현대기술투자의 손실 규모를 키웠다.
영업외비용에서도 손실은 계속됐다. 영업외비용은 12억 8600만 원으로 전년 3500만 원에 비해 36배가 넘게 증가했다. 대부분은 보유하고 있던 기타비유동자산 손상차손이었다. 이에 따라 법인세 감소 효과를 반영해도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올해도 청산할 투자조합이 없어 적자를 벗어나기 힘들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 새로 결성한 2개 투자조합의 관리보수가 본격적으로 들어온다. 그렇더라도 성과보수가 '제로'인 상태에서 분위기 전환을 꾀하기는 힘들다.
현재 수치에서 흑자로 전환하려면 보유한 투자조합에서 수익이 발생해 지분법이익이 크게 증가하고 PI로 투자한 매도가능증권 등도 대대적으로 수익률이 제고돼야만 한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현대기술투자가 현대기업금융과의 잠정적인 합병 시점과도 연계해서 분석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현대기술투자 관계자는 "투자조합에서 평가이익이 깎이면 지분법 이익 및 손실에 바로 반영되는데 다른 벤처캐피탈에 비해 출자비율이 약 30%로 높아 그 변동폭이 컸다"며 "올해 청산할 조합이 없는 것이 맞고 신규 조합 결성 여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기업금융과의 합병 이슈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현대기술투자는 1997년 자본금 300억 원에 설립된 창업투자회사다. 2002년 현대그룹으로부터 현대중공업이 계열분리될 때 현대기술투자와 현대기업금융은 중공업그룹으로 함께 옮겨갔다.
지배구조는 현대중공업 → 현대기업금융→ 현대기술투자다. 현대기업금융의 최대주주는 현대중공업으로 72.1%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는 총 3곳으로 현대건설, 현대캐피탈, 현대산업개발이 각각 9.3%씩을 나눠 갖고 있다.
현대기술투자의 최대주주는 현대기업금융으로 지분 70.05%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현대자동차 14.97%, 현대해상화재보험 14.95% 등 범 현대가가 지분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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