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량' SKT, 회사채 시장 군불 지핀다 [발행사분석]'방통융합' 대비 유동성 확보…CJ헬로 정부인가 표류 '부담'
배지원 기자공개 2016-05-23 17:11:19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0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AAA)이 상반기에만 두 번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며 빅 이슈어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AAA급의 최우량 신용도를 갖춘 비금융 민간기업이 몇 군데 되지 않는 만큼 투자자 유치는 무난하게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발행에서도 SK텔레콤의 회사채 중 역대 최저 금리로 발행에 성공했다.다만 신성장동력의 일환으로 추진하던 CJ헬로비전과의 합병은 반 년 가까이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의 합병인가 심사가 5개월 이상 표류돼있다. 합병은 연기될 수도, 승인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정부의 허가가 날 경우 약 1조 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또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 과정에도 수 조원의 투자가 계획돼 있어 당분간의 자금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다.
◇'최우량' 신용도…상반기 SB 최대 빅이슈어 등극
SK텔레콤은 내달 초 약 2500억~3000억 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트랜치(tranche)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내주 대표주관사와 인수단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2600억 원 이상 발행할 경우 상반기 일반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많은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이 된다.
SK텔레콤은 올해 약 3100억 원의 회사채 만기에 대응해야 한다. 상환까지는 시일이 많이 남아 있다. 오는 9월 12일 2000억 원, 12월 27일 1100억 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한 선제 조달로 해석할 수 있지만 차환보다는 투자실탄 마련용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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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최대 이동통신사업자로, 가입자점유율이 50% 수준이다.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유선통신서비스 기반도 확보하고 있어 시장변화에 대응력도 우수하다.
지난 2014년부터 시행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영향으로 보조금 영향도 완화됐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LTE 전국망 투자의 일단락으로 투자부담도 줄어들고 있어 중기적으로 안정화된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수익성뿐만 아니라 재무 커버리지 지표도 우수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EBITDA/이자비용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6.8배에 육박한다. 순차입금/EBITDA 지표도 1.3배 내로 유지해오고 있다. 최근 5개년 간 1~1.4배 사이에 머물렀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70.6%, 25%에 그친다.
그를 입증하듯 SK텔레콤은 회사채 시장을 찾을 때마다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앞서 지난해에는 총 세 차례 회사채를 발행해 9000억 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의 신청 금액은 총 1조 9000억 원으로 최초 공모액인 7500억 원의 2.5배 이상이 들어왔다.
올해 초에도 수요예측 결과 총 8700억 원의 청약자금이 몰렸다. 특히 3년물에서 최초 공모액의 네 배가 넘는 3100억 원의 유효 수요가 들어왔다. 5년물과 10년물에서도 각각 두세 배에 달하는 1900억 원, 2100억 원을 확보했다.
◇통방융합 환경변화 대응…재무부담 다소 증가
SK텔레콤은 통신-방송이 융합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신사업 투자에 나섰다. 이에 따른 자금소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CJ헬로비전의 지분인수와 CJ 유상증자 참여 등 대규모 지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도 주파수 경매로 인한 현금흐름 변동 요인이 발생했다.
다만 CJ헬로비전의 지분 인수는 반 년 가까이 표류된 상태다. 합병 시 통신분야 주력 자회사로서 전략적 중요도와 역할 증대가 기대되지만 합병이 늦어지고 있는 점이 SK텔레콤에게는 아쉬운 부분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가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100% 자회사 SK브로드밴드(AA-)의 등급 상향 가능성도 멀어지고 있다.
소송도 예정돼 있다. 다음달 3일, 합병 적법성을 따질 CJ헬로비전 주주총회 결의 무효소송 첫 변론기일이 열린다. KT와 LG유플러스 직원이 각각 제기한 두 건의 소송은 합병불가를 외치고 있는 경쟁사의 대리전 성격을 띠고 있다.
또 주파수 경매 결과, 총 1조 2777억 원을 주파수 대금으로 지급해야 해 3사 중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현금유출액은 2016년 기준 3194억 원으로 추산된다. 총차입금/EBITDA는 1.6배, 순차입금/EBITDA는 1.4배로 2015년 말 대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2017년부터 연 지급 대금이 1065억 원으로 감소해 재무안정성이 2015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배 연구위원은 "시장지배적 사업지위에 기반해 높은 영업현금창출력을 얻고 있고 보유 자산도 풍부하다"며 "조달여력, 유동성 등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우수한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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