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5월 24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은캐피탈 매각이 또 유찰됐다. 지난해와 달리 이번 매각에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칼라일그룹과 SK증권 PE(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참여하면서 매각 기대감을 높였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태양의도시만 참여하면서 유효경쟁요건을 성립하지 못했다.칼라일그룹과 SK증권 PE가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하지 못한데 따른 것이지만 산업은행 안팎에선 이미 예고된 매각 실패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매각이 한 차례 유찰될 당시와 비교해 캐피탈 업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데다 시장의 관심이 저조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재매각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24일 산은캐피탈 매각 본입찰 마감 결과, 태양의도시만 응찰해 유효경쟁요건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다고 밝혔다. 매각대상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산은캐피탈 지분 99.92%다. 산업은행은 "3개 입찰적격자 중 1개사만 최종입찰에 참여해 유효경쟁이 미성립으로 유찰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24일 실시한 예비입찰엔 SK증권 PE와 칼라일, 태양의도시 등 3곳이 응찰해 입찰적격자로 선정됐다. 태양의도시는 김철호 옛 명성그룹 회장이 세운 가족기업으로 재무적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최종입찰 참여가 불투명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마감 직전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반면 SK증권 PE와 칼라일은 인수 의지는 있었지만 전략적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해 결국 포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인 SK증권 PE와 칼라일은 인수자금 부담을 줄이고 향후 회사의 운영을 맡아줄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해 왔지만 결국 확보하지 못했다"며 "결국 최종입찰 참여를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 PE는 산은캐피탈 1차 매각이 유찰됐던 지난해부터, 칼라일은 올해 초부터 전략적 투자자들과 접촉을 해왔으나 투자자들 모두 산은캐피탈 인수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SK증권 PE와 칼라일은 지난주 말 전략적 투자자를 찾지 못해 본입찰 참여가 어렵다는 뜻을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또 다시 유효경쟁요건 미성립으로 유찰되면서 산업은행 안팎에선 무리하게 2차 매각을 추진하면서 예고됐던 일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추진됐던 1차 매각과 비교해 캐피탈 업황이 개선되지 않은데다 시장의 관심도 저조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내수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캐피탈사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하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 저금리에 따른 마진 축서와 포화상태에 따른 경쟁심화로 조달금리 경쟁력이 약해져 운용수익률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산은캐피탈은 영업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하고 있다. 이번 2차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도 시장에서는 산은캐피탈의 인수 후 전망에 대해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IB업계 관계자는 "캐피탈 업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산업은행 내부에서도 2차 매각을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등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매각에 앞서 진행한 사전 수요조사 과정에서 시장의 관심이 낮다는 점을 확인했으면서도 무리하게 매각을 재추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수요조사 과정에서 캐피탈사 인수에 관심을 가졌던 일본계 금융회사를 비롯해 대다수 투자자들의 관심이 저조하다는 것을 알았다"며 "정부의 매각 의지로 인해 실패가 예상됨에도 매각을 재추진한 부문이 있다"고 말했다. 산은캐피탈은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의 '정책금융 역할 강화' 방안의 일환에 따라 매각이 추진됐다.
한편 산은캐피탈 매각은 두 차례 유찰되면서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등과 최종 의견을 조율해야 하지만 (산은캐피탈 매각을) 재추진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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