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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 공모 EB, 기관투자가 관심 급증 롱숏 전략 가능, 헤지펀드 투자 수요 기대

이길용 기자공개 2016-05-31 09:27:11

이 기사는 2016년 05월 30일 0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건설이 2500억 원에 달하는 공모 교환사채(EB) 발행에 나선다. 한화건설은 교환 주식으로 보유 중인 한화생명 주식을 담보로 제시했다. 그러나 리픽싱(refixing) 조건을 부여하지 않아 일반투자자들에게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다만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가들의 수요는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헤지펀드들은 롱숏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메자닌 물량을 찾아나서고 있다. 안정적인 금리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주가의 흐름에 상관없이 수익을 거둘 수 있어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기대된다.

◇ 리픽싱 조건 없어...개인투자자 투자 매력 반감

한화건설은 내달 3일 2500억 원 규모의 EB를 발행할 계획이다. 한화건설이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이 교환 주식으로 제공되며 교환가액은 주당 7400원으로 확정됐다. 한화건설은 오는 31일과 6월 1일 이틀 간 투자자들로부터 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는 이번 채권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으로 평정했다. 이자율은 연 3%로 제시했으며 투자자들에게 3년 후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을 부여했다. 주관사는 KB투자증권과 SK증권이 맡았다.

한화건설은 이번 EB에서 리픽싱 조건을 투자자들에게 부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 매력이 반감됐다는 지적이다. 생보사들은 고령화와 저금리로 인해 경영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주가가 부진하다. 2010년 8200원의 공모가로 상장한 한화생명은 지난 27일 64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상장 생보사인 삼성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교환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한화건설 EB를 매입해 일반 투자자들이 거둘 수 있는 수익은 3%의 이자가 전부다. 풋옵션을 고려해 3년물 BBB+ 회사채 등급 민평과 비교할 경우 2% 이상의 금리가 차이나는 상황에서 굳이 한화건설 EB를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생보사의 주가가 답보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리픽싱 조건까지 부여하지 않아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 주가 추이

◇ 헤지펀드, 메자닌 물량 품귀...금리 매력, 전략적 투자 기대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의 사정은 다르다. 이들은 메자닌 물량을 구하지 못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발행 규모가 2000억 원 이상이던 카카오 전환사채(CB), GS건설 CB, IS동서 CB 등 대형 메자닌은 기관투자가들의 수요가 넘친 것으로 전해졌다.

헤지펀드들은 한화건설 EB를 사들이면서 동시에 한화생명 주식 대차거래를 통해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에도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여기에 금리 3%는 덤이다. 주가가 급등할 경우 대차거래로 인한 숏커버링을 주식 교환을 통해 제한시킬 수 있다.

메자닌에 특화된 펀드들의 참여도 기대할 수 있다. 공모주·메자닌 등은 주식형 펀드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중위험 중수익 펀드로 관심을 끌면서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최근 나노스·플렉스컴 등이 발행한 메자닌에서 디폴트가 발생해 메자닌 펀드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한화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건설은 이들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건설 EB는 헤지펀드와 메자닌 펀드 등에서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 매력은 떨어지지만 기관투자가들을 통해 손쉽게 물량을 소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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