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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설에도 '침묵' 애플 협력사의 고충 [thebell note]

이경주 기자공개 2016-06-07 08:18:29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2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플의 '애'자도 꺼내지 못하게 합니다. 애플이 언급된 기사라도 나가면 공급계약이 중단될 수도 있습니다. 애플 이야기는 쓰지 않는 게 도와주는 겁니다"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A사 관계자의 말이다. 상장사인 A사는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때문에 투자자들도 애플이 신제품 내놓을 때마다 A사 수주량 증감 여부에 주목한다.

그런데 A사는 기업설명회(IR)나 기자간담회 등에서 애플에 대해 말하지 못해 고민이다. 애플로 인한 호재가 있어도 꿀 먹은 벙어리가 돼야 한다. 관련 내용이 조금이라도 공개되면 애플이 계약중단 등을 언급하며 즉각 항의를 하기 때문이다. 애플코리아는 국내 언론 기사나 증권사 리포트를 수시로 수집해 본사에 보고하고 이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사와 같이 애플과 직간접적으로 거래하는 국내 상장사는 잘 알려진 곳만 10개사가 넘는다.

애플이 강도 높게 정보보안을 요구하는 배경조차도 국내 협력사들은 함구하고 있다. 애플 심기를 조금이라도 거스르지 않으려는 노력이 느껴진다.

문제는 애플의 과도한 보안 요구 때문에 협력사들의 기업가치가 불투명해진다는 점이다. 호재도 악재도 제대로 주가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근거 없는 추측들을 양산하며 기업가치를 왜곡시키기도 한다.

또 다른 협력사 관계자는 "경쟁업체가 애플 물량을 가로챘다는 낭설이 퍼지며 주가가 크게 하락했던 적이 있는데 당시 대응을 하지 못했다"며 "제대로 된 시장 상황을 전하지 못해 답답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는 애플 협력사들을 리스크 있는 투자처로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애플도 미국 나스닥 증권시장 상장사다. 시가총액이 650조 원 수준으로 구글과 함께 글로벌 1위를 다툰다. 애플 역시 매 분기마다 IR활동 등을 전개하며 투자자들과 소통한다. 지난 4월 애플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선 팀 쿡 CEO가 13년 만에 애플 매출이 후퇴한 것에 대해 직접 해명하는 모습도 보였다.

상장사 기업경영의 핵심 중 하나가 투자자와의 '소통'이라는 것을 애플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협력사들의 소통도 유연한 관점에서 접근해 주길 바란다. 애플 협력사들의 경쟁력이 곧 애플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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