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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홍콩H 배당 축소 손실 반영, 문제없나 배당예상치 조정 3월, 대부분 증권사 2분기에 손실 반영

이승우 기자공개 2016-06-08 10:06: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3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콩 H(HSECI)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배당 예상치가 줄어들면서 발생한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을 국내 증권사들이 뒤늦게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블룸버그가 홍콩 H 편입 기업에 대한 예상 배당치를 대폭 내린 건 지난 3월이지만 국내 ELS 헤지 운용사들은 이로 인한 손실을 4월과 5월 등으로 늦춰 반영해 나가고 있다. 지난 1분기 ELS 헤지 운용 손실이 워낙 커 배당 예상치 조정으로 인한 추가 손실을 분산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지난 3월 홍콩 H 편입 기업들의 올해와 내년, 내후년 배당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 홍콩 H 지수로 계산하면 100포인트 정도 하향 조정됐다. 100포인트를 현재 홍콩 H 지수(8700)와 비교해 비율로 환산하면 대략 1.1%가 된다.

H지수

홍콩 H 배당 예상치 감소로 인한 국내 증권사 손실은 적게는 수백 억 원, 많게는 1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ELS 발행 잔액이 70조 원이라고 가정하면 이중 홍콩 H를 기반으로 한 ELS가 절반 이상으로 30조~40조 원 정도가 된다. 이중 국내 증권사의 자체헤지비율(50% 수준)과 홍콩 H 선물 운용 비율 등을 감안하면 1.1% 손실은 700억 원 가량이 된다. 홍콩 H ELS 발행 비율이 높을수록, 그리고 자체 헤지 비율이 높은 증권사일수록 손실은 커지게 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홍콩 H ELS 발행 비율이 높고 자체 헤지 비율이 높은 증권사일수록 배당 예상치 조정으로 인한 손실은 클 수밖에 없다"며 "이 영향으로 우리 증권사도 100억 원 정도의 손실을 봤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손실을 1분기 중 반영한 증권사는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블룸버그가 배당 예상치를 내린 3월에 손실을 반영하지 않고 4월과 5월 순차적으로 손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

증권사 한 고위관계자는 "1분기 중 ELS 헤지 운용 손실이 워낙 커서 배당 예상치 조정으로 인한 손실을 더하기에는 다들 부담스러웠을 것"며 "2분기중에 분산시켜서 손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제는 배당 예상치가 조정되면 곧바로 ELS 북의 부채가 증가해 손실로 인식되는데 이를 뒤늦게 반영해도 괜찮냐는 것이다. 블룸버그의 배당 예상치는 국내 증권사들의 ELS 헤지 모델에서 중요한 요소로 손실 인식이 즉각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배당 예상치가 조정되면서 ELS 북에서 부채로 바로 인식될 것인데 이를 사후적으로 이월해서 반영하는 건 이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ELS 가격 산정에 필요한 요소들에 대한 심의 과정이 필요해 생긴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배당 예상치의 기준은 블룸버그만 있는 게 아니다"며 "블룸버그 예상치가 조정된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평가위원회에서 어느 정도, 어느 시기에 반영할지 결정하는 과정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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