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분할, 이재용의 '세 가지 미션' 삼성물산 자산확충 '지주사 피하기', 그룹 소유 강화·기업가치 증대 병행
길진홍 기자공개 2016-06-07 08:50: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3일 1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중요한 고리인 삼성SDS가 사업 분할을 추진한다. 당초 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점쳐졌으나, 분할과 계열 재배치를 통한 지배력 강화로 우회한 것으로 분석된다.특히 삼성SDS는 이 부회장을 비롯한 부진, 서현 등 3남매가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한 유일한 그룹 계열사(삼성물산 제외)라는 점에서 후계구도 정리 차원에서 계열사 간 합병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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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는 3일 공시를 내고 사업부문별 회사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분할 후 합병 등 추가 계획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업계는 삼성SDS가 중장기간 물류와 컨설팅SI 부문 등을 떼어내 각각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등과 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S는 이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주식을 소유한 핵심 계열사다. 기업가치 하락이 수반되는 사업 분할 배경에는 전략적인 포석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룹 지배 정점인 삼성물산이 삼성SDS 분할 회사와 합병할 경우 자산 가치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는 삼성물산의 지주사 강제 전환을 막는 중요한 장치가 된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지주사 체제를 갖추지 않았으나, 삼성물산이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통해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를 각각 지배하는 구조다.
삼성물산이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상당히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 삼성전자 등 상장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끌어 올려야 한다. 막대한 재원 투입이 불가피하다. 결정적으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분리법)에 따라 금융자회사인 삼성생명을 보유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의 지주사 전환을 피하면서,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이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와 상충된다. 소유구조 정비를 통해 '이재용의 삼성'으로 가는 길목에서 삼성물산 계열사 소유 지분이 늘 수밖에 없고, 이는 지주사 전환 가능성을 키우게 된다.
이 부회장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피하면서, 계열사 장악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계열사 간 합병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유용한 수단이 된다. 지주사법에서는 총 자산대비 자회사 주식가치 비율이 50%를 넘으면 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한다. 자산을 늘려 50% 아래 비율을 유지할 경우 지주사 전환 대상에서 벗어난다.
삼성SDS 사업부문과 합병이 이뤄질 경우 단기간 내 이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삼성물산이 에버랜드 시절 제일모직 등과 잇달아 합병을 단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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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의 자산 확충은 그룹 금융지주사 설립과도 연계된다. 당장 문제가 되는 게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21%이다. 금산법에 따라 5%를 초과하는 2.21%를 처분해야 한다. 해당 지분은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 삼성물산이 인수하는 게 유력시되고 있다. 실탄을 축적하고 동시에 계열사 지분인수에 따른 지주사 전환 부담을 덜 수 있다.
이 부회장은 또 이건희 회장의 재산 상속문제도 생각해야 한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20.76%와 삼성전자 지분 3.38%를 상속받아야 한다. 보유 중인 삼성SDS지분을 활용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분할 추진으로 이 같은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상속세를 내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지분 일부 매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받아줄 계열사로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의 주력 계열사를 꼽을 수 있다. 현실적으로 지배구조 강화 차원에서 삼성물산이 유력하다.
이 부회장은 이 밖에 지속적으로 삼성물산의 기업가치 증대 노력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아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두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이 같은 연장선에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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