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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성重, 신용등급 차별화 원인 '위기 대응력' 자구계획안 이행의지, 신규 수주 등도 결정적

정아람 기자공개 2016-06-17 14:14:48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6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 정기 신용평가에서도 양대 조선사의 등급 하향이 이어졌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한국기업평가의 평가에서 대형 조선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2노치가 하락했다. 1년 9개월만에 현대중공업과 신용등급 상 격차가 발생했다.

조선업 전망이 비관적이기도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구조조정 계획의 구체성이나 그룹 차원에서의 의지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실적 측면에서도 대형사 중 유일하게 신규 수주가 없었다. 하반기 이후 유동성 악화에 대비한 구체적인 계획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등급 추락 속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정기평가가 유효등급 갈라, 평정 경향에 변화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8일 정기평가에서 삼성중공업은 기존 A+에서 두 노치 낮춘 A-로, 현대중공업은 한 노치 낮춘 A0로 평가했다. 업종 전체가 중단기적으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은 낮다는 점을 반영해 등급 전망은 양사 모두 '부정적'으로 부여했다.

2014년까지 현대중공업은 AA+로 당시 AA0던 삼성중공업과는 한 노치 격차가 존재했다. 두 회사의 유효등급이 동일해진 것은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2014년 9월로, 당시 현대중공업만 한 노치 하향조정되며 두 회사는 동일한 AA0급으로 평가받았다.

2015년 상반기 정기평가와 8월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 인식 사태를 거치며 두 회사는 나란히 한 노치씩 유효등급이 하향조정, 2016년 상반기까지는 동일한 A+급을 유지했다. 이번 한국기업평가의 정기평가는 이같은 경향에서 벗어나 두 회사의 사업적, 재무적 역량에 격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셈이다.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자구계획안 구체성·그룹 차원의 의지 차이 반영

현대중공업이 한 노치 하향에 그친 것은 정기평가 시점까지 제출한 자구계획안이 비교적 구체적이고 이행 의지도 충분하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보유한 KCC지분 등 일부 자산은 실제로 매각을 완료했다. 향후 운전자금 소요에 대비해 약 2조 2000억 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마련해둔 점, 투자자산과 부동산 등 자산 매각을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반면 정기평가 시점까지 삼성중공업이 제출한 자구계획안은 인력, 생산 설비 감축 등 내용을 담고 있기는 하나 2016년 하반기 이후 자금 소요에 대비하기에는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수주 물량 중 상당수의 인도 시기가 2017년 상반기에 몰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16년 하반기에 생산 과정에서 운전자금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현대중공업과 달리 그룹 차원에서 구조조정 및 자금 지원 노력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차이점으로 지목됐다.

◇신규 수주 역량·해양플랜트 의존도 관건…추가 등급 하향 가능성도

1분기 실적 현황도 삼성중공업에 보다 불리하게 작용했다. 1분기 현대중공업이 총 4건,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삼호중공업 등이 약 1건씩의 신규 수주를 따낸 반면 삼성중공업은 신규 수주가 전무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신규 수주는 분기 실적 뿐 아니라 사업역량 평가 기준으로도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삼성중공업은 기존 수주 건 중에서도 계약 해지로 인한 수주 잔고 감소, 계약 변동 사례 등이 많아 전반적인 협상력이나 사업안정성 측면에서 약점을 노출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 의존도가 높은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조선사 손실을 야기한 것 중 대부분이 해양플랜트"라며 "현대중공업은 상대적으로 건설기계 등으로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있지만 삼성중공업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계열사 사업 현황도 격차가 존재해, 현대중공업의 경우 올해 1분기 별도 재무제표 상 영업이익은 1000억 원대에 그쳤지만 현대오일뱅크 등의 수익성이 개선되며 연결기준 3252억 원의 흑자를 나타냈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들 기업에 대해 부정적 아웃룩을 부여하고 있어 향후 구조조정 추이에 따라 추가 등급 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은 당분간 생산설비 감축,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최대한 덩치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모기업의 지원 정책과 향후 유동성 대응능력이 개별 기업간 평가를 가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중_현중_등급변동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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