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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매직, '반박자' 먼저 매물나온 사연은 '성장성' 만으로도 기업가치 인정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듯

권일운 기자공개 2016-06-27 10:23:18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0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제 막 렌탈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동양매직을 매물로 내놓은 사모펀드들은 과연 타당한 판단을 한걸까. 실제로 동양매직의 대주주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와 NH투자증권 PE(이하 NH PE)는 적절한 매각 시점이 언제인지를 놓고 논의에 논의를 거듭고, 일단 매각 절차를 시작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동양매직은 지난 2013년 동양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동양으로부터 별도 법인으로 분리돼 글랜우드-NH PE에 매각됐다. 2013년 당시 동양매직의 매출액은 2239억 원이었지만, 글랜우드-NH PE에 인수된 이듬해에는 전년 대비 1.5배 이상 늘어난 3544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903억 원이었다.

동양매직의 매출 실적이 이처럼 급등세를 나타낸 가장 큰 요인으로는 렌탈 부문이 확대됐다는 점이 꼽힌다. 글랜우드-NH PE 동양매직을 인수한 직후 기존 제품을 렌탈 방식으로 유통하는 것은 물론, 렌탈 시장에서의 선호가 강한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는 행보를 나타냈다.

글랜우드와 NH PE가 동양매직을 주방용 가전 제조사에서 생활가전 렌탈 기업으로 변모시킨 데에는 코웨이 성공 스토리가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웅진그룹 시절은 물론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에도 실적은 물론 기업가치(시가총액) 측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코웨이와 같이 동양매직을 성장시킨다는 것이 글랜우드-NH PE의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동양매직의 렌탈 사업 강화 시도가 완전한 성공을 이뤄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렌탈 산업의 특성상 신규 계정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렌탈료에서 매출 자체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의 투자가 이뤄져야 하기에 수익성 지표가 반응하는 시기는 그보다 조금 낮은 까닭이다. 지난 2년간 한창 비용을 쏟아 부어 렌탈 계정을 확충하고 있는 동양매직 역시 수년 뒤에야 그에 걸맞는 수익성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글랜우드와 NH PE역시 이같은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적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시기가 언제인지를 저울질해 왔다. 이 과정에서 글랜우드 측은 지금 동양매직을 매각하는 것은 아깝다는 입장을, NH PE 측은 이미 렌탈 계정 성장세라는 지표는 갖춰진 만큼 지금 당장이라도 그에 걸맞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글랜우드와 NH PE가 매각 타이밍을 반 박자 앞당겨 잡은 데에는 동양매직의 몸값이 지나치게 올라 시장에서 소화되기 어려운 매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동양매직의 '롤 모델' 격인 코웨이만 하더라도 8조 원이 넘는 시가총액 탓에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기류가 형성돼 있는 상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의 동양매직은 재무적투자자(FI)는 물론 전략적투자자(SI) 사이에서도 가격적 측면이나 추가적인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가치가 최고조에 다다른 시점에 가장 비싼 값을 받고 매각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그런 시나리오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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