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구긴 부광약품 "간학회서 '복제약' 팝니다" 레보비르 등 신약개발 자존심 버려, 성장동력 부재 속 실적 둔화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0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광약품이 자체 개발한 B형간염신약 '레보비르(클레부딘)' 몰락 이후 수년간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2010년 1806억 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1400억 원 수준으로 크게 줄었고,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반 토막 났다. 최근 개최된 간학회에서는 신약 개발사 자존심을 구기고, 복제약 홍보를 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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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간학회 국제학술대회(Liver Week 2016)에 참여한 부광약품 부스는 현 주소를 대변했다. 학회 부스 홍보에 나선 부광약품 B형간염치료제 제품은 '바라크루드(엔테카비르)' 제네릭 '부광엔테카비르'였다. 부광약품 자존심 레보비르는 찾아볼 수 없었다. 불과 5년 사이에 신약보다는 복제약이 주력 판촉 대상이 된 셈이다.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레보비르는 2009년 미국 임상 과정에서 근무력증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이후 식약처(당시 식약청)은 레보비르 안전성에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한 번 생채기가 난 레보비르는 관련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어갔다. 한때 연간 매출액 200억 원이 넘을 정도였던 레보비르는 올해 20억 원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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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약품의 부진은 레보비르 몰락과 궤를 같이 한다. 2010년 1806억 원이던 매출은 2013년 1308억 원으로 저점을 찍었다. 2014년 1413억 원의 매출로 잠시나마 회복했으나 2015년(1416억 원) 제자리걸음을 걸으면서 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2016년 1분기 매출도 329억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31억 원으로 전년대비 반 토막 났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013년 365억 원에서 2014년 276억 원, 2015년 112억 원, 올 1분기 마이너스(-)8억 원으로 급감했다.
실적 부진은 조급함으로 이어졌다. 부광약품은 작년 말 자료를 내고 부광엔테카비르가 바라크루드 복제약 초반 시장에서 1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1위라고 하기에는 월 처방액이 1억 원 수준으로 초라했다. 당시 관련 업계는 왜 이런 보도자료를 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직 기회는 있다. 3상에 진입한 표적항암제 아파티닙, 임상 2상인 당뇨병치료제(MLR-1023)와 중추신경치료제(JM-010) 등 신약후보물질이 대표적이다. 회사도 올해 매출액의 20% 이상을 R&D에 투자하는 등 레보비르 이후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광약품의 파이프라인 가치는 7500억 원 수준"이라며 "단 4가지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론칭에 성공한다면 약 5조 9000억 원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라이선스 아웃 자체가 불확실성이 많다는 점에서 R&D에 투자할 안정적인 수익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부광약품은 수년째 처방약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주력 품목도 오래전 도입한 오리지널 정도"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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