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6월 24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부터 업무강도가 무척 세졌다. 물론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업무량이 늘어난 탓도 크지만, 무엇보다 업무환경과 시스템이 타이트해지면서 과거에 비해 업무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최근 만난 한미약품 관계자의 하소연은 회사의 변화를 대변했다. 국내 대표 제약사로 성장한 한미약품은 잇따른 조직개편과 인사이동,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변화의 움직임은 곳곳에서 일어났다. 사소한 업무처리 절차부터 인사 및 보상 시스템까지 바뀌면서 예전 업무환경과 일하는 방식을 지우도록 했다. '융통성', '눈치껏'이란 말로 포장된 과거 업무 방식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회사 안팎에서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느라 '죽겠다'는 곡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무의식적으로 몸에 배어 있던 과거의 업무 습관을 하루 아침에 바꾸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이런 변화는 임성기 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임 회장은 임원회의에서 한미약품이 8조 원에 가까운 기술수출 계약을 성공하면서 매출 1위 제약사로 성장했지만, 기업문화와 업무 프로세스는 여전히 중견제약사 시절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임 회장은 한미약품이 1등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향후 5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며 새로운 변화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규모는 커지면서 비전과 목표 등이 달라졌지만, 그에 걸맞는 내부 시스템은 갖추지 못했다"며 "진정한 1등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업무환경과 조직문화 구축이 필요하다는 게 임 회장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갑작스러운 변화에 그간 업무 관행에 젖은 내부 직원들의 불만도 터져 나왔다. 지난 3월 성과급 차등 지급과 인사이동에 불만을 품고 2명의 직원이 반기를 들며 노조를 결성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한미약품의 새로운 변화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보수적인 제약업계 특성상 변화 모멘텀을 계속해서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칫 성급하게 변화 산출물을 만들려다 의도치 않은 저항이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한미약품이 변화를 추구하는데 있어 지금 당장의 부담과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현 시점이 새로운 업무방식과 문화, 변화가 필요한 시기임은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빨리 변하지 않는다'는 조급증을 경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변화활동에 참여하는 직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불만을 최소화하는 체계적인 변화관리를 고민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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