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7월 15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면세업계의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는 자체적으로 가장 먼저 문을 닫게 될 신규 시내면세 업체가 누가될 지다. 꽤나 많은 관계자들의 입에선 하나투어에서 운영하고 있는 'SM면세점'이 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 유통사업 경험이 많지 않은 데다 중견기업인 SM면세점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대기업들과의 경쟁을 버텨내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에서다. 실제로도 지금의 실적만 본다면 하나투어의 도전은 무모해 보인다.하지만 중국인을 한국으로 끌어오는, 즉 인바운드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 안에서 '시내면세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여행사업을 하고 있는 하나투어는 내국인을 해외로 내보내는 이른바 '아웃바운드' 사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역으로 중국 등 해외에서 관광객을 끌어오는 '인바운드' 사업은 현재 전체 매출의 5% 내외로 작다.
하나투어는 제2의 도약을 위한 성장동력이 중국 시장에 있다고 보고 10년 전부터 현지 중국인을 대상으로 해외여행을 알선하는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하나투어는 지난 2005년 베이징과 상하이에 사무소를 설치했고 2008년 하나투어차이나 외자독자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2009년 홍콩지사, 2010년 상하이 지사, 2014년 칭다오 지사를 세웠다. 오는 10월엔 시안 지사, 내년 1월엔 청두 지사를 추가로 설립할 예정이다.
한·중FTA 협상 과정에서도 한국 정부에 중국 내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해외 여행사업을 할 수 있도록 조항을 넣어 줄 것을 적극 요청했다. 그동안 중국 내 외국기업은 외국인의 중국여행, 중국인의 중국 여행알선 사업을 하는 것은 가능했지만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해외 여행 시장 진출은 불가능했다. 때문에 중국에 진출한 하나투어 역시 현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서만 겨우 중국인 관광객을 한국으로 모아왔다. 하지만 한·중FTA 발효에 따라 순차적으로 한국 기업이 직접 중국내에서 아웃바운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하나투어 측은 시내면세 사업 역시 사실상 중국인 대상 인바운드 사업을 확대 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한·중FTA가 발효됐지만 우선순위에 따라 조항들이 순차적으로 시행된다"며 "결국엔 여행알선 시장도 개방이 될 텐데 그때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들를 수 있는 쇼핑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갖고 있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회사 고위 관계자들 역시 사업이 예상보다 어렵게 진행될 것이란 사실을 알았다고 해도 결국 입찰에 참여 했을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SM면세점은 면세사업을 전문으로 해오던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이나 유통사업의 큰 손인 신세계 등과는 태생이 다르다. 하나투어에 SM면세점은 여행사업을 더 알차게 만들어줄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한국 기업이 중국인 관광객을 직접 끌어올 수 있다면 관광상품의 질도 높일 수 있을 뿐더러 관광사업의 주도권도 확보할 수 있다. 지금의 SM면세점의 실적 부진을 비난하기 보다 시행착오를 묵묵히 지켜보고 싶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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