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선방 시중銀, 하반기 '여건 불투명' 구조조정·금리인하 본격화…시장상황 악화 심화 우려
정용환 기자공개 2016-07-26 09:57:33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5일 18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대 시중은행 상반기 실적이 모두 발표됐다. 대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자산 부실과 고착화된 저금리 기조로 인한 역마진 우려에도 불구 시중은행들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하지만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파에 새로운 대기업 구조조정까지 본격화되는 하반기부터 은행들의 실적 유지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KEB하나은행의 실적발표를 마지막으로 4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이 모두 양호한 상반기 실적을 공개했다. 4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순이익 총합은 약 3조3192억 원이다. 전년 동기 순이익 2조7802억 원에 비해 19.4% 증가한 액수다.
당초 시장은 조선·해운 업종 구조조정에 따른 기업여신 등급 조정 및 이로 인한 충당금 설정 탓에 올해 시중은행들이 부실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정보 조회 서비스 KIS라인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13개 주요 조선·해운사의 은행권 총여신은 68조 7210억 원에 달한다.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도 점쳐졌다.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1.50%로 인하한 한국은행은 1년 만인 지난달 5일 이를 1.25%로 한 차례 더 낮췄다. 통상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은행은 수익성 확보에 직격탄을 맞는다.
지난 22일 실적발표 당시에도 곽철승 하나금융그룹 상무는 "(하나은행의 경우)기준금리가 25bp인하 될 때 연간 레비뉴(revenue, 수익)는 약 500억 원 정도 줄어들고 NIM(Net Interest Margin, 순이자마진)은 약 2.5bp정도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연달아 발표된 4대 시중은행 상반기 실적은 이같은 우려를 뒤엎었다. 대부분의 은행이 자산건전성 지표인 NPL(고정이하여신)커버리지비율을 전년동기 대비 큰 폭 개선시켰고 전년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NIM을 기록하며 이자수익성에도 이상이 없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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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을 제외한 3개 시중은행은 모두 NPL커버리지비율을 전년대비 큰 폭 끌어올렸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분기 168.1%의 NPL커버리지 비율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6.5%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175.4%의 NPL커버리지비율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6.3%포인트 개선된 자산 건전성을 보였다. 우리은행은 전년 대비 무려 34.2%포인트 상승한 NPL커버리지비율을 기록했다.
NIM 역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은 각각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인 1.99%, 1.42%, 1.40%의 NIM을 기록했다.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0.02%포인트 떨어진 1.58%의 NIM을 보인 KB국민은행조차 1분기 대비로는 0.02%포인트 회복해 이자 마진을 서서히 끌어올리는 모습이었다.
기업 구조조정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미리 충당금을 적립해두고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수신금리를 떨어뜨린 덕에 자산건전성과 이자 마진을 모두 잡을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자평이다.
국민은행은 "꾸준히 지속했던 자산건전성 개선 노력 및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양호한 대손비용률을 유지했다"며 "저원가성예금 증대 및 우량신용대출 중점 취급 등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개선 노력에 따라 NIM 회복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했다.
우리은행 역시 "뒷문잠그기를 통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NPL 커버리지 비율 상승으로 향후 기업구조조정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손실흡수 능력을 확보했다"며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적정수준의 대출성장과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을 통해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이 하반기에는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조만간 금융감독원의 신용위험평가가 발표되면 당장 8월부터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이는 곧 또 다른 충당금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한 신용평가사 전문위원은 "올해 대기업 구조조정은 아직 발표도 안된 상황이고 하반기에는 중소기업 구조조정도 이어진다"며 "올해는 (감독당국이)작년보다 신용평가를 더 강화시킨다고 밝힌만큼 그 여파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 기업에 대한 충당금 적립액 부담도 시간이 갈 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엔 이자 마진을 확보하기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9일 1.25%로 인하된 기준금리 인하 여파가 6월 말까지 집계되는 상반기 실적 발표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전문위원은 "6월 9일 기준금리가 인하된 데 따른 은행들의 순이자마진, 이자이익이 감소 효과는 3분기부터 반영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은행들의 이익 창출력이 상반기보다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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