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제약, 오너2세 소유 '한국바이오켐' 밀어주기 지분양도로 강원호 대표 대주주 등재, 내부일감·지급보증 등 제공
이윤재 기자공개 2016-08-23 08:25:35
이 기사는 2016년 08월 22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나이티드제약이 특수관계인으로 묶인 한국바이오켐제약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규모 일감을 제공하는데다 180억 원대 차입금 지급보증도 서고 있다. 더구나 한국바이오켐제약의 턴어라운드가 확실시 되는 시점에 보유 중인 지분을 오너 2세들에게 넘겼다.한국바이오켐제약은 유나이티드제약그룹 내에서도 알짜 회사로 꼽힌다. 설립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곳이지만 2년 전부터 실적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액 207억 원, 영업이익 42억 원을 각각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25%에 달하는데다 수익성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5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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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이오켐제약의 비약적인 발전은 유나이티드제약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해 매출액 중 60%가 넘는 127억 원을 유나이티드제약을 통해 올렸다. 올해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상반기에 유나이티드제약을 통해 75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대비 1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바이오켐제약이 만든 원재료를 유나이티드제약이 매입하는 형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유나이티드제약이 성장할 수록 한국바이오켐제약은 계속 이익을 보는 구조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원재료를 납품하기 위해서는 영업에 공을 들여야 하는데 한국바이오켐제약은 그럴 필요가 없다"며 "제품을 싸게 만드는 탓도 있지만 저렴한 판관비용이 수익성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한국바이오켐제약에 일감 뿐 아니라 자금조달도 지원하고 있다. 지배구조가 취약한 한국바이오켐제약을 위해 지난해까지 130억 원 규모 차입금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한국바이오켐제약이 본래 신용보다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유나이티드제약이 나선 것이다.
올해는 지급보증 규모를 50억 원 늘어난 180억 원대로 확대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과거 한국바이오켐제약 유상증자에 참여하던 시절 50억 원을 대여했다. 이후 오너 2세인 강원호 대표와 예나 씨에게 보유 지분(한국바이오켐제약)을 매각하고, 대여금을 회수했다. 하지만 동시에 외부에서 자금을 차입할 수 있도록 추가 보증을 섰다. 한국바이오켐제약은 이 과정에서 금리가 떨어지면서 리파이낸싱 효과를 누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유나이티드제약이 한국바이오켐제약을 헐값에 매각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보유하던 한국바이오켐제약 지분 49%를 지난해 10월 오너 2세들에게 34억 원에 넘겼다. 한국바이오켐제약 자본금이 64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액면가 수준이다. 통상 인수합병(M&A) 거래에서는 EBITDA 대비 7~8배 수준에서 밸류에이션을 설정한다. 이를 토대로 한국바이오켐제약의 회사가치를 따져보면 2014년 120억 원, 지난해 말 350억 원에 달한다.
매각의 또 다른 주요 변수인 재무구조도 지난해 대폭 개선됐다. 한국바이오켐제약은 지난해 순이익 37억 원을 기록해 결손금 30억 원을 모두 털어내고, 이익잉여금 7억 원을 쌓았다. 오너 2세들은 최적의 시기에 한국바이오켐제약을 거느리게 된 셈이다.
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한국바이오켐제약은 신규 영업선을 개척해 유나이티드제약에 대한 매출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분 매각 가격과 관련해서는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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