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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민영화]사외이사들 "정부 방침 환영, 中자본도 괜찮다""정부 경영간섭 줄어드는게 진정한 민영화"

정용환 기자공개 2016-08-24 10:04:49

이 기사는 2016년 08월 23일 1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의 사외이사들은 이번에 추진되는 민영화 작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우리은행에 투자하는 과점주주들에게 부여하기로 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권에 대해선 '당연히 필요한 것'이라는 입장이며 이로 인해 향후 우리은행에 대한 정부의 경영간섭이 분명히 약화될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또한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국계 자본 유입에 따른 우려에 대해서도 오히려 긍정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22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우리은행 지분 30%를 시장에 내다팔 것이라는 계획을 내놨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에 4% 이상 8% 미만의 지분투자를 하게 될 예비 과점주주들은 각각 한 명 씩의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다. 기존 사외이사 6명에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들까지 더해지면 10명 내외의 사외이사진이 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자위 계획에 따르면 이들 사외이사진은 매각작업이 종결(Closing)되는 시점에 맞춰 우리은행장 인사를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구성, 직접적으로 우리은행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23일 더벨이 일부 우리은행 사외이사들에게 이번 매각 방식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취재에 응한 사외이사들은 대부분 이번에 시도되는 매각 방식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우리은행 사외이사들은 우리은행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일시적으로 사외이사가 많아지는 데 따른 우려에 대해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국은 적정 수로 조정이 될 것이며 설령 사외이사 수가 많아진다고 한들 이는 지분 매입에 나선 과점주주들에 대한 당연한 권리부여라는 설명이다.

사외이사 A는 "4%든 8%든 일단 과점주주로 참여하는 투자자들에겐 당연히 사외이사 선임권 내지 임추위의 멤버를 구성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사외이사가 좀 늘어날 순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은 그 숫자는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외이사 B는 "사외이사들을 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고 한들 과연 모든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사외이사를 넣으려고 하겠느냐"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선 사외이사가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생기는 부작용 때문에라도 사외이사 수가 일정부분 조정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사외이사 C는 "사외이사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일부 비전문가가 사외이사로 참여하게 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금융권에 대한 비전문가가 은행 경영에 있어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 잘못된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를 배제할 수 없는 탓에 이사회가 이런 것들을 고려해 적절한 사외이사 규모를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자위가 딜 클로징에 맞춰 곧장 새롭게 선임된 사외이사들을 임추위에 투입하는 데 대해서도 기존 사외이사들은 행장 임기를 고려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외이사 C는 "지금 차기행장 선임에 대한 일정이 워낙 빠듯하기 때문에 이에 맞추다보면 어쩔 수 없이 임추위를 빠르게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기 임추위도 결국은 어떤 방식으로든 적정 규모로 산정이 될 것"이라며 "합리적인 테두리 내에서 추진될 수 있는 여건 같은 게 자연스럽게 조정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기존 우리은행 사외이사들은 사외이사 수가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이번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이 우리은행에 대한 정부의 경영 간섭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외이사 A는 "과점주주 방식으로 다양한 투자자들이 우리은행 경영에 참여하게 되면 정부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작아지게 될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그게 민영화의 목적성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외이사 B 역시 "공자위가 이번 방안을 발표하면서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와의 MOU를 없앤다고 밝힌 부분도 긍정적"이라며 "그간은 실제로 우리(사외이사)가 어떤 결정을 할 때 아무 눈치도 안보고 해왔다라고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 부분이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예보가 21% 가량의 지분을 쥐고 있는 부분에 대한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사외이사 B는 이어 "의사 결정을 조금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거란 기대는 어디까지나 추측"이라며 "지분매각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예보가 최대 주주로 있기 때문에 실제로 정부가 완전히 손을 놓을 것인지는 까봐야 알 수 있는 것 아니겠나"고 반문했다.

공자위가 지분 매각 후에도 남게 되는 21% 수준의 공적자금 관리 차원에서 비상임이사를 1명을 두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사외이사들은 신경 쓸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외이사 C는 "지금 예보가 51%의 지분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도 비상임이사를 한 분 지정하고 있다"며 "이 비상임이사가 다른 이사들보다 더 큰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닌만큼 앞으로도 이 한 사람을 통해 경영권에 지나치게 간섭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외이사들은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중국계 자본 참여에 대한 우려도 일축했다. 중국계 자본이든 아니든 해외자본이 과점주주 방식으로 우리은행에 들어온다고 하면 그게 경영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오히려 반길 일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판단의 근거로는 '과점주주 매각'이라는 이번 지분매각 방식이 가지는 특수성이 거론됐다.

사외이사 C는 "이번 민영화 시도가 과반 이상의 지분을 대상으로 하는 경영권 매각도 아니고, 과점 주주에 대한 매각 방식인만큼 특정 자본이 우리은행의 경영을 좌지우지 할 순 없는 구조"라며 "중국계 자본이 들어온다고 해도 오히려 우리은행이 국제화되고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 긍정적일 수 있는 계기라고 본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시장의 성숙도를 고려해 이에 대한 걱정을 접어둬도 된다는 주장도 있었다. 사외이사 B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만 해도 '우리 금융 생태계에 정부 말을 안듣는 외국계 자본이 들어오면 이거 어떻게 할 거냐, 금융 환경은 어떻게 변하겠냐'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제는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은 많이 없어진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요즘 같이 투자의 자유화가 크게 개선된 상황에서 중국계 자본이라고 따로 걱정하는 것 또한 난센스"라며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발전 내지 성숙도를 고려하면 이제는 해외자본도 금융시장에 충분히 들어와서 사업을 하게끔 열어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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