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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한진해운 '자구안' 기대 못미쳐" 유동성확보 7000억 미달...공은 채권단으로, 26일 수용여부 논의

김성미 기자공개 2016-08-25 18:26:08

이 기사는 2016년 08월 25일 1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해운이 제출한 추가 자구안이 채권단이 당초 요구했던 7000억 원 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진해운 부족자금 지원을 둘러싼 한진그룹과 채권단 간 줄다리기가 이어져온 가운데, 이제 공은 채권단 손으로 넘어갔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25일 "한진해운이 이날 오후 5시께 추가 자구안을 제출했다"며 "기대했던 수준이 아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그동안 한진해운이 앞으로 1년 6개월 동안 최대 1조 2000억 원의 부족자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최소 7000억 원 이상의 유동성 확보 방안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날 제출한 추가 자구안은 이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한진해운이 5000억 원 안팎의 자구안을 제출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진그룹은 그동안 4000억 원 이상 마련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나머지 부족분에 대해서는 채권단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지난 22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직접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이 같은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한진해운이 추가로 제출한 자구안은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그룹 측의 노력으로 풀이된다.

채권단은 26일 회의를 열고 회계 실사 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경영정상화 작업을 계속할지, 법정관리로 보낼지 여부를 논의한다. 한진해운이 최종 카드를 제시하면서, 생사 여부는 채권단 몫으로 떨어졌다.

한진해운은 조양호 회장 부친인 조중훈 창업주가 애착을 가졌던 회사로, 조 회장 역시 한진해운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2014년 글로벌 해운업 불황에 회사가 휘청거리자 한진해운 경영권을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으로부터 넘겨받으며 책임경영을 이어갔다.

이후 현재까지 1조 원이 넘게 자금을 수혈했고 이로 인해 대주주인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의 부실을 떠안으며 올 6월 말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4월 터미널·사옥 매각 등을 통해 부족자금 4112억 원을 조달하겠다는 방안도 제출했다.

이후 일본 도쿄 사옥, 아시아 항로 운영권, 베트남 터미널 지분 매각 등을 통해 2677억 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한진해운은 소유주가 있는 만큼 자체적으로 정상화 방안을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한진해운이 유상증자 외 용선료 조정에서만 진전을 보이고 있을 뿐 선박금융 상환 유예 협상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HSH노르드방크, 코메르츠방크 등의 금융기관이 정부의 지원을 전제로 한 만기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진그룹은 이날 자구안 제출 후 조 회장의 사재출연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채권단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채권단 회의를 잡고 추가 자구안을 놓고 논의해야 한다"며 "이르면 26일 회의 후 결정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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