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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랩운용부, ISA로 인해 '업무마비' 계좌 이전 작업에 전수조사 겹쳐‥"하루가 멀다하고 야근"

김일권 기자공개 2016-08-30 16:53:5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26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회사에서 랩어카운트(wrap account) 운용을 담당하는 부서들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관련된 업무로 인해 사실상 다른 업무에 거의 손을 못대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계좌 이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전산작업에다 IBK기업은행 수익률 오류 사태로 인한 금융당국의 전수조사까지 겹치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야근이 이어지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내 증권사와 은행들을 대상으로 일임형 ISA 수익률 조작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지난주까지 증권사 및 은행으로부터 일임형 ISA 수익률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했다.

금감원이 요구한 자료는 일임형 ISA가 출시된 이후 모델 포트폴리오(MP)별 수익률 뿐만 아니라 고객 계좌별 수익률까지 상당히 방대한 규모였다. 이에 따라 증권사나 은행에서 일임형 ISA 운용을 맡고 있는 부서들은 관련된 자료를 준비하느라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기존에 랩운용을 담당하고 있던 조직에 일임형 ISA 운용과 관련된 업무를 맡기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들의 경우 ISA 출시에 맞춰 투자일임 라이선스를 처음 받으면서 관련 조직을 새롭게 만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감원의 수익률 전수 조사가 있기 전에는 ISA 계좌 이전과 관련된 전산 작업이 있었다. 계좌 이전 작업 역시 작업량이 많아 지난달 중순 서비스가 시행되기 전까지 한달 이상을 랩 운용 조직의 모든 인원이 달라붙어야 했다. 금융당국이 당초 계획했던 계좌 이전 서비스 시작일에서 일정이 점점 늦춰지게 된 것도 이처럼 과다한 업무량으로 인해 대부분의 증권사가 시일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 초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ISA 출시일에 맞추기 위해서 증권사 랩운용 부서들은 올해 초부터 3월까지 일임형 ISA 준비에 매달려야 했다. 출시가 된 후에도 갑자기 쏟아져 들어오는 계좌를 관리하고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자료를 제공하는 등 ISA에 업무 시간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야 했다.

올해 들어서 대부분의 증권사 랩운용부가 사실상 ISA 관련 업무로 인해 본연의 업무인 랩 운용에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야근이 이어지고 보니 증권사 랩운용부 직원들 사이에는 불평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SA 출시에 앞서 진행한 준비 작업도 힘들었지만 출시 이후 이어지는 업무 로드로 인해 본연의 업무에 차질이 생길 정도"라며 "다음달 초 ISA 계좌 온라인 이전과 관련한 전산 작업도 남아 있어 아직 마음을 놓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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