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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 테스트베드 실효성 두고 거센 논란 비대면 계약 불허에 "이럴거면 테스트 왜 하나"…은행·증권사 등 불참 관측

이충희 기자공개 2016-09-06 10:09:04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2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이달 중 운영을 시작하기로한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놓고 업계에서 거센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테스트베드에 통과한다고 해도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의 비대면 온라인 계약은 허용되지 않을 방침이라 업체들의 참여 동기가 확연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의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설명회에는 200여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몰려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사와 핀테크 업체들은 물론 시중은행, 증권사 등 금융권 전반에 걸쳐 로보어드바이저 관계자들이 모두 모였다.

이날 설명회의 최대 화두는 로보어드바이저의 비대면 계약 허용 여부였다. 전날 언론 보도를 통해 온라인 계약 불허 소식을 접한 대부분의 업체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한 질문들을 성토하듯 쏟아냈다.

설명회에 다녀온 한 로보 업체 관계자는 "비대면 계약 허용 여부는 로보어드바이저 사업의 핵심"이라며 "설명회에서 허용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이 또다시 나왔지만 금융위는 불허 입장을 재차 밝혀 모두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대면 계약이 불허되면 굳이 테스트베드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도 은행, 증권사, 자문사들은 로보어드바이저로 굴리는 신탁, 펀드, 일임형 상품 등을 비대면으로 팔고 있어 다소 험난한 과정이 예상되는 테스트베드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테스트베드에 참여하게 되면 매일 실계좌 테스트를 거쳐 홈페이지에 수익률을 공개해야 한다. 또 알고리즘을 계좌별로 검증받아야 하고 계좌에는 회사의 고유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등 테스트베드 참여로 인해 수반되는 일들이 매우 많아진다.

금융위가 앞서 밝힌 것처럼 테스트베드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금융상품명에 '로보어드바이저' 명칭을 쓸 수도 있어 참여 동기는 더욱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같은 애로사항 탓에 로보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테스트베드 참가를 고려했던 은행이나 증권사 등은 일단 참여하지 않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로보 상품 판매가 목적이 아니라 고객들이 자동으로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로보어드바이저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것은 테스트베드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못하는건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테스트베드에 참여하나 안하나 지금으로써는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금융위가 테스트베드에 통과한 업체들에게만 허용해 줄 수 있는 당근책을 확실히 제시해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 금융위가 밝혀온 정책대로라면 테스트베드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판매하는데 크게 문제될 게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테스트베드에 통과한 업체들에게만 금융상품에 로보어드바이저 명칭을 쓸 수 있게 한다든지 하는 이점을 주는게 나아 보인다"며 "당장 비대면 계약을 허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향후 언제쯤 규제를 풀어줄 것인지 제시해줘야 테스트베드에 참가하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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