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1순위 산은캐피탈, 신용등급 유지할까 산업은행 계열 내 중요성 약화… 유사시 지원 가능성 의문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6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계 캐피탈사, 그 중에서도 매각 이슈에 휩싸여 있는 산은캐피탈 신용등급에 대한 거품론이 일고 있다. 산업은행은 산은캐피탈의 매각을 두 차례나 추진했고, 현재에도 M&A 를 고심하고 있다. 그럼에도 산은캐피탈은 여전히 높은 계열지원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산은캐피탈은 AA-등급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계 캐피탈사와 동등한 등급을 부여받았다.일반적으로 대주주의 매각 시도는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계열 내 중요성과 모회사 지원 의지의 약화를 시사하는 사건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CJ헬로비전은 매각 추진과 무산 이후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위기 상황에서 계열사의 지원보다는 꼬리자르기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하지만 산은캐피탈은 은행계 내에서도 최고 수준의 자산건전성, 자본적정성, 조달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계 캐피탈사 전반적인 신용등급 인플레이션을 배제하고 보면 독자신용등급만으로도 AA급에 오르기에 충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산은캐피탈, 최종신용등급에서 여전히 노치 상향 적용
국내 신용평가3사는 산은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A-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같은 브랜드네임을 사용하고, 은행의 지원가능성이 존재해 최종신용등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상황 노치 조정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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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산업은행은 2013년부터 산은캐피탈을 매각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2015년 11월과 올해 2월에도 매각 계획을 밝히고 진행했지만 유효입찰이 불성립되면서 매각 계획이 중단됐다.
이동걸 산업은행 부회장은 지난달 "산은캐피탈의 자산가치를 높여 재매각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당장은 매각이 좌초됐지만 기업가치, 자산가치를 장부가격보다 높은 금액에 매각하겠다는 의지는 굽히지 않은 셈이다.
산업은행은 외환위기 이후 1999년부터 2003년에 약 75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행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이후로 계열을 통한 직접적인 재무지원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산은캐피탈은 2016년 6월 말 기준 회사채 2조 3750억 원, 차입금 8325억 원, 유동화사채 4300억 원 등의 차입부채를 가지고 있다.
이중 산은캐피탈은 올해 2월 이후 발행된 회사채 중 4600억 원의 1년 만기 무보증사채에 풋옵션이 부여돼 있다.
산은캐피탈이 AA-등급에서 한 노치 이상이 떨어져 A+ 이하의 신용등급으로 조정된 경우 채권자가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올해 5월까지 매각절차가 진행된 만큼, 매각 후 등급이 조정되면 조기상환이 청구될 가능성도 높은 상태였다.
또 올해 들어 차입부채 중 단기사채와 단기차입금 조달비중이 40.7%로 높아졌다. 1년 이내 만기도래 부채 대비 자산비율도 69.2%로 낮아지는 등 유동성 지표가 낮아졌다.
최근 신용등급이 떨어진 CJ헬로비전은 매각을 시도했던 점을 감안해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하향됐다. 계열 내 사업적 중요성이 낮아졌다고 분석한 것이다.
최재호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CJ헬로비전은 계열로부터의 비경상적 지원가능성을 반영해 최종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노치(Notch) 조정이 이뤄져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CJ그룹의 M&A 추진배경과 CJ헬로비전의 사업적 중요성 등을 반영해 신용등급을 재검토했다"며 "CJ헬로비전의 자체신용도가 AA-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은캐피탈 지분 매각시, 연계영업 보장해줘야 신용도 타격 줄어"
업계 관계자는 "산은캐피탈은 산업은행과의 연계 영업과 인력교류 등을 감안해 신용도를 평가받았다"며 "산업은행이 산업캐피탈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연계 영업을 보장해줘야 가치평가나 신용도 유지에 타격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입찰에 참여하고자 했던 SK 프라이빗에쿼티(PE) 등 산은캐피탈 인수자가 KDB산업은행(AAA)보다 높은 신용도나 사업연계성을 가지기는 사실상 어렵다. 매각 후 등급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이 밖에도 KB·신한·하나·IBK·JB·BNK캐피탈 등 은행계 캐피탈사는 모두 AA-등급에 올라 있다. 캐피탈 산업의 위험이나 실제 펀더멘털, 사업 효율성 등을 감안하면 다분히 높아 보인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독자신용등급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노치업(Notch Up) 수준을 알기는 어렵지만 캐피탈산업의 위험요인을 감안하면 기준이 지나치게 허술하다"며 "은행의 유사시 지원가능성이 과하게 반영돼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은캐피탈의 업종 내 비교평가로 보면 매각 후에도 충분히 현재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산은캐피탈은 몇년간 은행계 내에서 가장 높은 수익성을 보였고, 자산건전성 개선을 위해서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ROA, ROE 모두 은행계 캐피탈 사 중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6월말 현재 산은캐피탈의 ROA와 ROE는 3.0%, 21.5%를 나타내고 있다. 신한캐피탈 1.0% 6.5%, IBK캐피탈 2.7%, 19.6%, KB캐피탈 1.7%, 15.6%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최근 3년 동안 1%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조정자기자본비율 또한 15%대로 안정적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사업·재무구조라면 매각 이후에도 급격한 신용도 저하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산업은행의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더라도 AA-에 부합하는 재무실적을 내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산은캐피탈 관계자는 "수년간 업계 최고의 수익성을 나타내 왔고 2015년 대손 설정을 통해 자산건전성도 크게 개선했다"라며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산업은행과의 크레딧 라인 설정 유지 등을 통해 우수한 조달 안정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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