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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생명과학 이어 '팜한농'도 흡수할까 사업 구조개편 박차, 비슷한 연구개발 분야 단일화 가능성

김장환 기자공개 2016-09-08 08:21:11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7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와 함께 LG생명과학 흡수합병 검토에 나서는 등 사업부 구조조정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향후 추가적으로 어떤 카드를 꺼내들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인수에 성공한 '팜한농'을 주목하고 있다.

LG화학은 일단 LG생명과학의 자생능력에 한계가 명확하다는 현실적 판단을 내렸다. 연간 700억~1000억 원대 달하는 바이오의약 연구개발비를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외부에서 차입금을 대거 조달하는 악순환이 반복됐고, 자연스럽게 재무여력이 급속도로 냉각됐다.

LG생명과학이 LG화학 품에 다시 안기면 전혀 다른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자금력이 우수한 LG화학 내에 사업부로 자리잡아 연구개발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쓸 수 있다. LG화학은 현금성자산만 1조 7176억 원(6월 말 연결기준)에 달하고, 현금창출능력(영업활동현금흐름)이 1조 4464억 원에 달한다. 바이오 사업을 '제대로 밀어 줄' 능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LG화학의 이번 합병 검토가 구본준 부회장이 이사진에 합류 후 내려진 결정이란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LG화학은 구 부회장이 올해 3월 등기임원으로 들어선 이후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량 확대 등 대규모 투자 계획을 마침내 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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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LG화학 입장에서는 LG생명과학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고, 또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또 다른 계열이 존재한다. 지분 관계가 전혀 얽혀 있지 않은 LG생명과학과 달리 주식을 전량 들고 있는 완전 자회사다. 바로 올해 4월 15일 동부로부터 인수 절차를 마무리 한 팜한농이다. 동부와 계약을 맺은 시점(1월 8일)을 보면 구 부회장이 오기 전 인수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LG화학이 팜한농 인수를 결정한 배경은 글로벌 경쟁사들 상당수가 작물보호제 원재(농약 원료) 생산 판매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바스프, 듀폰 등 굴지의 글로벌 화학사들은 오랜 기간 농약 원재 생산·판매업을 벌여왔다. 농약 원재 생산은 팜한농의 사업 근간이다. 올 상반기 팜한농의 총 매출(3886억 원)에서 60% 가까운 비중이 농약 부문에서 나왔다. 나머지 33% 가량은 비료, 또 나머지 7% 정도는 종자사업에서 발생했다.

팜한농의 농약 원재 사업은 넓게 보면 LG화학이 힘을 싣기 원하는 바이오 부문과 비슷한 분야로 볼 수도 있다. 농약 원재에 대한 연구개발 자체가 LG생명과학이 벌이고 있는 바이오 제약 연구개발과 비슷한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농약은 식품에 사용되는 약품이고, 이는 다양한 측면에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인체에 극소량 유입되더라도 문제가 없어야 하고, 또 농지 등에 지속해서 축적되더라도 무리가 없어야 한다. 바이오 약품 부문과 공동으로 연구개발이 이뤄지면 시너지를 보다 높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판단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팜한농 역시 LG화학의 사업부로 가져오는 방식의 개편이 언젠가 실현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LG화학은 그룹사가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바이오 의약 사업을 키우기 위한 목적에서 LG생명과학을 흡수하는 방식의 합병안을 만지기 시작했다. 합병이 실현되면 어떤 방식으로든 바이오 사업을 크게 키우기 위한 시도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가장 손쉽게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후속 작업으로 팜한농의 흡수합병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관측이 이로 인해 나온다.

게다가 팜한농 역시 최근 들어 수익성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연구개발비에 대한 외부 지원 필요성이 커졌다. 팜한농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4308억 원대 매출과 363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정작 555억 원 넘는 순손실을 냈다. 254억 원이 넘는 금융비용과 890억 원대 기타비용을 지출한 영향이 컸다. 연간 200억 원 안팎의 연구개발비를 쏟아 붓고 있는 상황에서 올 상반기 거액 손실이 향후 투자비 집행에 상당한 부담을 안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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