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9월 08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이 우리은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를 신경쓰지 않고 차분하게 투자의향서(LOI) 제출 여부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투자 문의를 해오는 투자자 중 허수가 너무 많을 뿐 아니라, 진성 투자자들조차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우리은행 주가에 따라 언제든지 마음을 바꿀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윤창현 위원장은 8일 "투자자들의 문의에 관한 얘기는 아예 듣지 않기로 했다"며 "LOI 접수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 문의에 신경쓰는 것은 쓸데 없는 흥분감만 키우고 상황을 장밋빛으로만 해석하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LOI 접수 단계까지는 가봐야 최소한의 투자 의지를 가진 투자자를 가려낼 수 있고, 그 때 가서 매각의 흥행여부를 논해도 늦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는 7일 우리은행 매각 실무를 담당하는 예금보험공사 측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하루에도 1~2건 씩 매각 주관사로부터 투자 문의에 관한 보고를 받는다"며 "생각지도 못한 투자자까지 문의를 해오는 걸 보면 매각 흥행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말한 데 대한 반응이다.

윤 위원장은 실무자 측 기대와 달리 단순 투자문의가 실제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윤 위원장은 "물론 실무자로 일하시는 분들이야 그 부분에 대해 기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잘 됐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겠다만 진성(투자자)은 거기 중에 몇 퍼센트 안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매수 문의를 해오는 투자자들 중 허수가 95%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 위원장은 "나중에 LOI를 다 집계해놓고 보면 매수 문의 100건 중 실제 LOI제출로 이어지는 게 한 5건쯤 되지 않겠나"라며 "통계적 자료를 가지고 얘기하는 건 아니지만 실제로 문의자들 중 진성투자자를 걸러내면 몇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판단은 우리은행 주식이 시장에서도 계속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공자위가 이번에 우리은행 지분을 매각키로 하면서 들고 나온 과점주주 매각 방안은 한 투자자 당 최소 4%에서 최대 8%까지의 지분만을 매각대상으로 삼는다. 그 정도 지분 규모라면 투자자들은 굳이 예보나 정부를 통하지 않고도 시장에서 가격 추이를 고려해가며 이를 매입할 수 있다.

윤 위원장은 "시장에다가 주문만 내면 언제나 살 수 있는 게 우리은행 주식인데 굳이 4%, 2700만 주 가량 한꺼번에 사야겠다고 결심하는 투자자가 얼마나 되겠나"라며 "시장에서 야금야금 살까 한꺼번에 살까를 고민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 투자문의만 가지고 섣불리 흥행이란 말을 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같은 이유에서 설령 우리은행 지분을 꼭 매수해야 겠다고 결심한 진성 투자자라고 해도 쉽게 마음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게 윤 위원장의 주장이다. 윤 위원장은 "진짜라고 여겨지는 투자자들도 굉장히 변덕이 많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4%씩 덩어리로 사놓고 봤는데 가격이 좀 떨어지거나 하면 그 투자자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나"라며 "진성 투자자들조차 '나중에 살 걸'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끔 여지를 남겨놓는다는 점에서 이게 그렇게 간단치만은 않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주가가 계속 움직인다는 측면에서 우리은행 매각은 리스크를 품고 갈 수밖에 없다며 주가 변동에 따라 투자자들의 마음이 쉽게 바뀌기 전 매각 절차를 끝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4일 입찰매각 공고에 나선 공자위는 오는 23일 오후 5시 LOI 접수를 마감하고 11월 중 입찰 마감 및 낙찰자를 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