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생명, 동양·알리안츠생명 '투트랙 전략' 나서나? 인수주체로 '안방그룹홀딩스', 업계 "합병 외 다른방안 선택 가능성 생겨"
안경주 기자공개 2016-09-13 08:48:26
이 기사는 2016년 09월 12일 08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안방생명보험이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이하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마무리하면 동양생명보험과 합병시킬까. 시장에선 안방생명보험의 알리안츠생명 인수가 무난히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동양생명과의 합병을 유력하게 점쳐왔다. 하지만 알리안츠생명 인수주체자로 안방그룹홀딩스를 내세우면서 합병 대신 투트랙 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9일 금융권에 따르면 안방생명보험은 지난달 25일 알리안츠생명 인수주체자로 홍콩법인 안방그룹홀딩스를 내세워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를 신청했다. 현재 금융위의 업무 위탁을 받은 금융감독원에서 관련 심사를 진행 중이다.
안방그룹홀딩스는 안방생명보험이 설립한 중간지주회사다.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으면 알리안츠생명은 '안방생명보험-안방그룹홀딩스-알리안츠생명'의 지배구조를 갖추게 된다. 회사 운영 등 지배력 행사와 관련해선 동양생명과 큰 차이가 없지만 지배구조(안방생명보험-동양생명) 면에선 다르다.
업계에선 당초 알리안츠생명 인수주체자로 안방생명보험이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동양생명을 인수한 전력이 있는 만큼 대주주 승인을 받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알리안츠생명의 인력 구조조정 등을 감안하면 인수 후 동양생명과 합병에 나설 것으로 보였다"며 "알리안츠생명과 동양생명의 영업구조가 달라 합병 시너지도 클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알리안츠생명과 동양생명의 자산을 더하면 39조2219억 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에 이어 업계 5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때문에 안방생명보험이 국내 생명보험업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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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파워, 규모의 경쟁 등을 감안할 때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 합병이 우세하다. 그러나 안방그룹홀딩스가 알리안츠생명 인수주체자로 확인되면서 업계의 예상과 달리 투트랙 전략을 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방생명보험이 자회사인 동양생명과 대주주 변경승인을 받으면 손자회사가 되는 알리안츠생명을 합병하지 않고 독립적인 운영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앞선 관계자는 "안방그룹홀딩스가 안방생명보험의 중간지주회사지만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지배구조가 다르다는 점에서 합병 외 다른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FRS4 2단계 시행에 앞서 자본확충 이슈 때문에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천억 원의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에서 안방생명보험보다 홍콩법인인 안방그룹홀딩스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다른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IFRS4 2단계에 들어가면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에서 합병 보다는 현 상황을 유지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을 수 있다"며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합쳐서 생길 수 있는 실익과 현 상황을 유지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실익을 고려해 결정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간 합병으로 인한 화학적 결합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앞선 관계자는 "합병 이후 잉여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 직원들의 혼란과 노조의 반발 등을 감안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는 통상 60일 가량 소요된다. 다만 금융당국에 제출한 서류가 부실하면 추가로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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