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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차등감자 유력 원활한 자본확충 위한 주식소각 필요…소액주주 감안해 병합비율 조정할 듯

강철 기자공개 2016-10-04 07:20:00

이 기사는 2016년 09월 30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조만간 대우조선해양의 무상감자를 단행할 거란 전망이 제기됐다.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은 확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현 상황에서 원활한 자본확충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상감자가 수반돼야 한다.

감자 방식은 차등소각이 유력해 보인다.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 소액주주 보호 등을 감안할 때 균등소각은 사실상 어렵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다음달 중으로 대우조선해양의 무상감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연내에 모든 감자 절차를 완료한다는 목표 하에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은 이에 대해 "자본확충의 규모, 방식, 시기 등을 검토 중이나 (무상감자와 관련해서) 확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채권단과의 협의 하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모두 확정된 게 없다고 해명하긴 했으나 유상증자, 출자전환 등 경영 정상화 계획을 원활하게 이행하기 위해서는 감자가 필요하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상회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회계 장부 상의 주식 가치가 '0'이 됐다는 얘기다. 자본확충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유상증자 및 출자전환 단행에 앞서 기존에 발행한 주식을 일정 부분 소각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올해 중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자본확충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자본확충 규모는 1조 5000억~2조 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예정된 자본확충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늦어도 12월 중에는 감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볼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감자 없이 자본확충에 나서는 건 재무구조 개선이나 지배구조 강화 측면에서 합리적이지 않다"며 "감자를 통해 재무제표 상의 자본 항목을 어느 정도 정상화 시킨 후 출자전환이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게 자본잠식에 빠진 기업을 회생시키는 통상적인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대우조선해양의 감자 방식이 차등소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주주들보다 산업은행(지분율 49.7%), 금융위원회(8.5%) 등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이 요구되는 주주들의 주식 병합비율을 상대적으로 높게 적용할 거란 관측이다. 균등소각을 결정할 시 소액 주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주요 주주들만 감자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일례로 2014년 11월 감자를 결정한 동부제철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 및 자기주식에 100대 1 △기타 주주가 보유한 주식에 4대 1의 병합비율을 적용했다. 그 결과 최대주주가 주채권은행으로 자연스럽게 교체됐고, 소액 주주들의 반발도 어느 정도 무마할 수 있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최대 2조 원의 자본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가지고 있는 주식을 모두 소각한다 해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지배구조 관점에서 차등소각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는 셈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감자를 할 때 일반적으로 대주주와 소액주주를 구분한다"며 "대우조선해양이 감자를 한다면 산업은행 주식은 대부분 소각을 하고, 소액주주들의 주식은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남길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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