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아이즈투자자문, 실적 악화로 '폐업' 주주총회 열어 영업중단키로…법인청산 위해 고객 접촉 중
강우석 기자공개 2016-10-07 15:20:40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4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급 자문사인 세븐아이즈투자자문이 폐업 절차에 돌입했다. 신한카드 부회장을 역임한 홍성균 대표가 2011년 설립한 이 회사는 중소형주 위주에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운용수익률의 부진으로 실적악화가 거듭된 것이 폐업을 결정한 배경으로 꼽힌다.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븐아이즈투자자문은 최근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한 뒤 '금융투자업 업무 폐지의 건'에 대한 의결을 실시했다. 주주들은 이 자리에서 세븐아이즈투자자문의 영업을 중단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김낙영 세븐아이즈투자자문 상무는 "금융투자업 업무 폐지는 주주총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라며 "현재 고객들에게 금융투자업 폐지를 안내하는 등 법인청산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세븐아이즈투자자문은 홍성균 대표이사의 주도로 2011년 7월 설립됐다. 그의 지분율은 15%로 2대 주주이지만 주심파트너스캐피탈(17%), 고려은단(11%), 삼송캐스터(11%) 등 우호 지분이 상당해 안정적인 경영을 펼칠 수 있었다.
홍 대표의 영향을 받아 신한금융지주의 색깔이 강했던 게 특징이다. 홍 대표는 신한카드 부회장(대표이사)을, 3대 주주인 강승태 이사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 부사장을 역임했다. 신한금융투자도 회사 지분의 9%를 보유 중이다. 세븐아이즈투자자문이 자문형랩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곳 역시 신한금융투자였다.
세븐아이즈투자자문은 시장에서 저평가된 가치주에 투자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시장에서 인기가 적으면서도 주가가 낮은 종목을 발굴하는데 주력했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뿐 아니라 영업이익, 부채비율 등을 포함한 뒤 점수화한 결과에 맞춰 투자 포트폴리오를 결정했다.
한때는 고액자산가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투자자문사였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한신공영, 부산가스, 청담러닝, 현대에이치씨엔 등에 투자한 게 대박난 덕분이다. 유리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를 역임했던 김준연 운용부문 대표의 종목발굴 능력이 빛을 발할 때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2011년 신한금융투자와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시작한 '신한명품 세븐아이즈 자문형랩'은 지난해 11월 기준 67%의 누적수익률(최초계좌 기준)을 기록했다. 연 단위로 환산 시 매년 17% 정도의 수익률을 고객들에게 안겨준 셈이다.
하지만 연초 이후 중소형주에 불리한 장세가 계속되면서 세븐아이즈투자자문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수익률 악화에 고객자금의 이탈이 이어졌으며, 지난 상반기 기준 88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국면에 접어들었다. 세븐아이즈투자자문이 순손실을 입은 것은 2013년 말(1억7500만 원) 이후 2년 여 만의 일이다.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이후의 장세는 중소형주 위주의 투자패턴을 가진 자문사들에게 굉장히 불리하게 작용했다"며 "규모가 작은 하우스들은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븐아이즈투자자문은 현재 법인 청산을 준비하기 위해 일임계약 고객들에게 안내 중이다. 자문형랩 투자자에게는 관련 내용이 이미 전달된 상태로, 가입자들은 △다른 투자자문사의 랩어카운트로 이동 △실물(주식) 수령 △현금 수령 중 한 가지 방법을 택해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
세븐아이즈투자자문의 수탁고는 상반기 기준 604억 원(일임계약 553억 원, 자문계약 51억 원) 선이다. '신한명품 세븐아이즈 자문형랩'의 현재 계약고는 30억 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문사가 예고도 없이 폐업을 갑작스럽게 결정한 것은 투자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문사 중 폐업하는 곳이 많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공시만 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그동안 거래했던 증권사 및 고객들에게 업무 중단에 대한 내용을 사전에 전달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