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그룹 쇄신안 1순위..상장 재개 관건은 [리뉴얼 롯데]횡령·배임 혐의, 호텔롯데 무관 입증해야…거래소 질적 심사 고민 클 듯
신민규 기자공개 2016-10-24 13:42:29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0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가 준비 중인 그룹차원의 쇄신안에 호텔롯데 조기 상장 가능성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그룹 입장에서는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확대를 위해 4조 원대 공모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총수 일가가 기소 중인 상황이라 실제 성사되기까지 귀추가 주목된다.롯데그룹은 이르면 내주 경영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3~4개 안을 두고 최종 조율 중인 상황으로 그간 검찰로부터 지적받았던 현안에 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앞서 총수 일가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데 따른 그룹차원의 조치다.
아직 발표되기도 전이지만 관련 업계에선 호텔롯데 상장안이 포함될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최소 공모자금 4조677억 원 이상을 확보해 당초 목표했던 국내 면세 사업장 확장 및 해외 면세점 오픈 등 지연됐던 신규투자를 재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호텔롯데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해외 면세점 인수 등에 1조7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국내 면세점(소공점 확장, 인천공항점 3기 오픈)과 해외 면세점(태국 방콕 시내점, 일본 오사카 시내점) 등에 각각 17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었다. 국내 호텔(잠실 제2롯데월드, 속초리조트)과 해외 호텔(심양, 하와이, 일본) 신규 오픈에도 각각 1800억 원, 930억 원 가량 투자를 계획하고 있었다.
공모를 통해 지배구조 개편과 한국 롯데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효과 외에도 면세, 호텔, 리조트사업부 등 사업 다방면에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는 셈이다.
아직 롯데그룹 측은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 등과 구체적인 재추진 일정을 논의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가 상장을 재추진하려면 상장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지난 1월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지 6개월이 지난 상태라 효력이 상실됐다.
한국거래소는 총수 일가가 기소된 상태에서 예비심사청구를 받아들일 경우 질적 심사 과정에서 고민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래소는 상장예비심사 안정성 및 건전성 요건으로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송 등 분쟁이 없을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밖에 실질적 심사기준으로 기업경영의 계속성, 기업의 투명성, 기업공시에 관한 사항과 주주이익이 보호에 관한 사항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호텔롯데의 경우 기업 투명성 항목에서 경영진의 구성이나 회계처리의 투명성을 입증해내는 것이 관건이다. 주요 혐의를 면할 경우 상장길은 다시 열릴 가능성이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 23조에는 상장예비심사 결과의 효력 상실 조항을 명시하고 있다.
경영상 중대한 사실이 생기거나 국내회계기준 위반으로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검찰 고발, 검찰 통보, 증권발행 제한 또는 과징금 부과 조치를 받은 경우 등이다. 심사승인을 받았더라도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
23조를 통해 상장예비심사의 신청을 기각당하거나 상장예비심사 결과의 효력이 상실된 경우 규정 5조에 따라 3년 이내 해당 증권의 상장 예비심사를 다시 신청할 수 없다.
하지만 당초 혐의로 지목됐던 비자금 조성은 물론 횡령·배임 혐의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거래소 상장제한규정을 당장 적용할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 관계자는 "심사청구 자체는 가능할 수 있겠지만 승인을 내주려면 기소장의 내용을 확인하고 경영 투명성에 지장을 줄 정도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혐의가 입증된다면 호텔롯데와 연관성이 있는지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