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유동화 창구로 활용되는 '신용연계DLS' 보유 중인 회사채 기초 발행, 투자자들 먼저 요청하기도
김일권 기자공개 2016-10-31 08:10:29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7일 15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정 기업에서 파산과 같은 신용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면 약속된 쿠폰 수익이 지급되는 신용연계 DLS. 투자자들에게는 안정적이면서도 예금 금리 대비 조금이나마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한편, 증권사들에는 보유 중인 회사채를 유동화할 수 있는 채널로 활용되고 있다.◇가스공사EB·카카오CB 등 유동화 목적 발행
메리츠증금증권은 지난 25일 기타파생결합증권(DLS) 제588회를 발행했다. 3개월 만기로 발행된 이 상품은 만기까지 한국가스공사나 한국가스공사가 지급 의무를 지고 있는 채무에서 신용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면, 원금에 더해 연 1.7%의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
메리츠증권은 현재 보유 중인 한국가스공사 교환사채 제 364회(한국가스공사EB364)를 유동화하기 위해 이 상품을 발행했다. 한국가스공사EB364를 인수한 지난 2014년부터 지금까지 3개월마다 한 번씩 신용연계DLS를 발행해오고 있다. 일종의 롤오버인 셈이다. 매번 청약을 받을 때마다 모집 규모를 한국가스공사EB364 보유량에 맞춰 100억 원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실제 발행되는 것은 10억 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6월 처음 발행해 지금까지 400억 원 안팎의 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 신용연계 DLS도 한국투자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 회사채를 유동화하기 위해 발행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4월 발행된 주식회사 카카오 제10회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카카오CB10)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신용연계 DLS 상품 가운데 상당수는 해당 증권사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회사채를 유동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된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어차피 장기 보유해야 하는 회사채를 활용해 수수료를 발생시킬 수 있고, 발행 자금으로 좀 더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보유 중인 회사채를 기반으로 발행되다 보니 구조도 유사하다. 신용사건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회사채에서 회수된 자금을 기준으로 투자자들에 대한 상환액이 정해진다. 증권사가 해당 회사채에 대해 한 푼도 회수를 못할 경우 투자자들은 원금 전액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최근에는 투자자들 사이에 신용연계 DLS 상품이 비교적 많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이 먼저 상품발행을 요청해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증권사 자체적으로 유동화 니즈가 있는 상품을 선정해 발행하는 케이스가 아직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용연계 DLS 발행 시에는 증권사 내부 조직 가운데서도 회사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운용부 등과 협업을 통해 종목을 선정한다.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도 공모가 진행되는 만큼 대부분 신용도가 높은 기업의 회사채가 선정된다.
◇전환가 밑도는 EB 등 처치곤란 회사채도 활용
이렇게 신용연계 DLS로 발행되는 회사채 가운데 일부는 증권사 입장에서 '처치곤란' 자산인 경우도 있다. 메리츠증권의 한국가스공사 신용연계 DLS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 상품의 준거채무인 한국가스공사EB364는 발행된 지 1개월 만인 지난 2014년 9월부터 주식으로 교환 청구가 가능했다. 하지만 한국가스공사의 주가는 이때부터 지금까지 교환가액인 6만 6000원을 한 번도 넘어선 적이 없다. 지난 26일 종가는 4만 6450원으로 교환가액 대비 30% 낮은 수준이다. 한국가스공사EB364의 표면이율이나 만기이율 모두 연 1.8%다. 쿠폰 수익률 대비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카카오CB10의 경우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지난 4월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12만 14원으로 현재 카카오의 주가보다 32% 낮은 상황이지만 주식 전환 청구는 내년 4월부터나 가능하다. 이 기간 동안 주가가 회복해 전환가액 이상으로 올라준다면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차익을 실현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환가액 대비 30% 이상 낮은 현재 주가 수준을 감안하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연계 DLS는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회사채를 유동화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라며 "최근 들어서는 투자자들이 상품 발행을 먼저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신용도나 수익률 등 따져야할 조건이 많다는 이유 등으로 아직 전체적인 발행 규모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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