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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강한기업]대한솔루션, '車 소음·진동' 잡고 'IMF'도 잡았다①기술력·재무상태·CEO역량 '3박자', '자동차外 사업 확장' 도전

안경주 기자공개 2016-11-16 09:35:00

[편집자주]

알려진 수많은 국내 강소기업, 그 중에서도 '더' 강한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더 강한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장 스토리, 재무구조, 지배구조를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공'을 꿈꾸는 수 많은 중소·중견기업에 귀감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더 강한기업'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과 그들의 극복 노하우도 함께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7일 09: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0여년간 자동차 부품 분야에만 매진해왔고 자동차 부품 관련 국내외 60여개의 특허와 실용신안을 보유하고 있다. 자동차 소음 방지 시스템 분야의 독보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발전시켜 왔다. 각종 기능성 제품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연간 100억 원이 넘는 외화 절감 효과와 수출 증대에도 한몫하고 있다."

2011년 7월, '기업인 명예의 전당' 헌정자로 선정된 권회현(사진) 대한솔루션 대표이사 회장에 대한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의 평가다. '기업인 명예의 전당'은 2004년부터 IBK기업은행이 시작했다. 회사를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시켜 경제발전에 기여한 기업인을 헌정자로 선정한다.

권회현 회장1

대한솔루션의 핵심 분야는 NVH 기술을 활용한 소음·진동 저감 시스템이다. NVH는 소음(Noise), 진동(Vibration), 잡음(Harshness)의 약어로 자동차 주행 중에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줄여 쾌적한 주행 환경을 제공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NVH 기술은 자동차 제조에 있어서 핵심적인 기술이며 사람의 건강과도 관계되어 있는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요즘에는 소리가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하나의 중요한 요인으로 주목받으면서 NVH 기술이 제대로 탑재되지 않은 자동차는 명차로 인정받지 못한다.

권 회장이 대한솔루션을 설립하고 사업을 시작하던 1980년대만 하더라도 NVH 기술의 개념조차 없었다. 국내 NVH 시장은 100%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었다. 권 회장이 NVH 기술에 관심을 가진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약 35여 년 전, 서른 즈음이 된 권 회장은 자동차에 탄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시속 100㎞가 넘는 자동차를 타면서 차내에서는 정작 걸어 다니는 사람들보다 왜 더 큰소리로 대화를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하고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권 회장이 대한솔루션을 설립했지만 처음부터 자동차부품 사업을 한 것은 아니다. 권 회장은 인하대에서 고분자 공학을 전공했다. 이 때문에 대한솔루션(당시 대한화학공업)을 설립하고 폴리우레탄 원료를 개발, 관련 제품을 생산했다.

대한솔루션이 화학 회사에서 자동차 부품 사업으로 전향하게 된 이유는 하나의 사건 때문이다. 1984년 3월 대우자동차의 고급 승용차 제미니(GEMINI) 출시를 일주일 앞두고 다급한 주문이 들어왔다. 정상적으로 만들면 3개월이 걸리는 폴리우레탄 앨라스토머라 불리는 소음 저감 부품을 1주일 만에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NVH 관련 부품 10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던 만큼 국내에서 이 부품을 만들 수 있는 회사를 찾을 수 없었다. 단지 대한솔루션 설립 이전에 권 회장이 친구와 동업한 보원기업에 있을 당시 관련 기술력을 인정받았던 업력이 알려지면서 요청이 들어왔다. 결과적으로, 권 회장은 성공적으로 물량을 공급했고 본격적인 NVH 자동차 부품 사업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대한솔루션은 거침없는 성장을 했다. 선진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들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거나 기술제휴를 맺었다. 더불어 내부적으로 기업 부설연구소를 설치해 본격적인 연구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정밀석유화학 제품인 폴리우레탄 소재를 자동차 분야에 적용하기 시작해 사업경쟁력을 높여 나갔다.

7_경쟁력우위확보과정

1989년에는 국내 최초로 자동차 NVH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통해 토털 NVH 패키지를 개발, 생산을 시작했다. 1999년에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오던 자동차 현가장치의 기능성 제품인 범퍼 스토퍼를 최초로 국산화했다. 그 결과 쏘나타, 산타페, 체어맨 등 약 70여 종의 자동차에 부품을 탑재시켰다. 현대, 기아, GM대우, 쌍용 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의 품질을 향상시켰고 GM, 크라이슬러 등 해외 업체에도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대한솔루션도 IMF 사태 당시 대한솔루션의 주 거래처인 완성차 4사 가운데 현대자동차를 제외한 기아·쌍용·대우자동차가 모두 부도가 나면서 어두운 터널을 지나게 됐다. 당시 소수의 국내 완성차 회사에 의존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치명적인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권 회장은 어느 한 인터뷰에서 "당시의 경험은 30년 이래 가장 힘든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IMF 사태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난 대한솔루션은 2000년대 현대·기아차와 함께 해외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섰다. 2003년 동반진출 NVH 전문업체로 선정되면서 현대차와 미국 앨라배마에 진출했다. 또 기아차의 북미 글로벌화에도 동참하는 기회를 잡으며 기아차의 조지아 공장 근처에 추가로 공장을 설립했다. 그렇다고 단숨에 이뤄진 성과는 아니다. 해외 생산이 있기 오래 전부터 미국 진출을 위해 수차례 디트로이트모터쇼에 참가해 기술을 알렸고, 해외 선진 기술 도입에도 많은 관심을 쏟았다.

실적 개선도 눈에 띈다. 외환위기를 겪은 직후인 1999년 272억 원이던 자산은 지난해 말 2313억 원으로 8.5배 늘었다. 매출액도 같은기간 351억 원에서 3693억 원으로 10.5배 증가했다.

기업의 재무구조도 안정화되고 있다. 최근 3년간 부채비율은 2013년 128.57%, 2014년 118.09%, 2015년 104.97%로 낮아지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도 9.99%, 9.05%, 8.30%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6_요약재무비율

제조업의 수익성을 볼 수 있는 ROIC(투하자본수익률)도 증가세에 있다. 2013년 9.66%였으나 2014년 12.01%, 2015년 21.36%로 상승했다. ROIC는 생산 및 영업활동을 위해 투하한 자본(영업자산-영업부채, 즉 매출채권·재고자산·유무형자산 등 영업자산 합계에서 매입채무 등 영업부채 합계액 차감)으로 얼마만큼의 이익을 벌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대한솔루션은 이처럼 기술력과 재무상태, 최고경영자(CEO) 역량 등 3박자가 고루 갖춰지면서 강한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여기에 대한솔루션은 'Looking at the Sound, Designing the Sound'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감성 품질경영에 나서면서 경쟁기업과의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대한솔루션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중장기 전략인 '비자동차 분야의 사업화'다.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타 분야의 소음 절감 등 자체기술과 연관된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자동차 소음 저감 기술로 국내 NVH 시장을 이끌어 온 대한솔루션이 이제는 NVH 기술발전과 함께 새로운 영역으로의 도전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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